우윳값 인상 관철시킨 낙농가…정부, ‘가격 결정’ 진흥회서 ‘물빼기’

뉴스1 입력 2021-10-13 15:08수정 2021-10-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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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2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2차 낙농산업 발전위원회를 갖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 및 생산비 절감에 대한 의견을 나눌것으로 보인다. 2021.10.12/뉴스1 © News1
정부가 현행 법에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 규정이 생산자측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정돼 있다며 개편에 나섰다. 전문가와 소비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구성원을 조정하고 생산자가 반대할 경우 의사진행 조차 불가능한 이사회 개의 조건을 변경하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12일 세종컨벤션센터 중연회장에서 ‘낙농산업발전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낙농산업발전위원회는 최근 우유 가격 인상을 관철시킨 낙농진흥회 대신 원유(우유) 가격 구조개선과 중장기 낙농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설립된 위원회다.

원유 가격은 정부, 생산자, 가공업계 등이 참여하는 낙농진흥회에서 결정돼 왔는데 최근 인상에 반발하는 낙농가(생산자)의 불참으로 더 이상 의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별도의 위원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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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부는 민간주도로 운영되는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관리를 통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범수 축산정책국장은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 개편방안과 우유생산비 절감방안을 설명하며,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에 준하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국장은 “낙농진흥회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이사회는 일반국민(소비자)·전문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지나치게 엄격한 이사회 개의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유 가격 결정 권한을 가진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생산자 측의 반발로 열리지 못하면서 우유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줬다. 정부의 가격 인상 저지 노력에 반발한 생산자 측이 회의에 수차례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던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다.

원유가격은 2013년부터 정부가 도입한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결정된다. 통계청이 매년 계산하는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률을 적용해 다음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 제도는 구제역 파동 이후 낙농가의 생산비를 보장하고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원유 기본가격을 무조건 보장하는 구조 탓에 시장의 수요와 상관없이 공급이 넘쳐나고 유업체와 소비자가 생산비 부담을 떠안게 되는 등 부작용을 지적 받아왔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이사회에서 원유 기본가격을 1리터당 21원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1년간 유예기간을 뒀고 이달 17일 예정됐던 이사회가 생산자 측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하면서 원유 가격이 오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이날 이사회 개의 조건 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내놓은 ‘소비자와 전문가의 의견 반영’은 사실상 생산자측의 입지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이날 정부는 낙농진흥회의 의결 조건 강화, 이사 선임 과정을 이사회에 위임할 것과 정관 제·개정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에 참석한 연세대학교 윤성식 교수는 “낙농진흥회를 특수법인에서 공기업이나 공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동국대학교 지인배 교수는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의 균형을 맞출 필요 있다“고 지적하며 이사회의 권한 조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생산자 측인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과거 이사회나 총회 개최가 문제가 된 사례가 없었다며 “사단법인인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처럼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고 정부 방향성에 다른 의견을 보였다.

농협경제지주 조재철 상무도 “낙농진흥법이 진흥회 운영을 민법의 사단법인 부분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라 개편할 경우 법적 충돌이 우려된다”고 반대 의견에 힘을 보탰다.

낙농진흥회 최희종 회장은 “과거 낙농진흥회 설립 취지는 당시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과거의 진흥회 운영을 지나치게 불합리하게 볼 것만은 아니”라며, “낙농진흥회가 낙농산업 발전방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정하고 그에 맞춰 운영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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