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괴롭힘에 하루하루가 지옥” 대리점 사장 극단선택

김포=변종국 기자 입력 2021-09-01 03:00수정 2021-09-0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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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파멸시킨다며 압박” 유서
동료들 “노조, SNS 비방 일삼아”
대리점연합 “정부, 민노총 눈치 봐”
노조 “책임질 일 있다면 책임질 것”
경기 김포 택배 대리점주 이모 씨가 남긴 유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 제공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대리점 사장 이모 씨가 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 등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3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53분경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 화단에 이 씨가 쓰러져 있는 걸 아파트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이 씨는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을 운영해 왔다. 이 씨의 옷 주머니에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

택배업을 시작한 지 12년이 됐다고 유서에 밝힌 이 씨는 “노조에 가입하면 소장(택배 대리점 사장)을 무너뜨리고 대리점을 흡수해 파멸시킬 수 있다고 소문을 만들어 내며 압박해 왔다”며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업무 방해, 무책임한 집배 업무, 파업이 종료됐어도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이었다”고 썼다.

이 씨가 운영하는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배송기사는 17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택배노조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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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및 이 씨 동료들의 말을 종합하면, 노조는 SNS 단체방 등에서 이 씨에 대해 인신공격을 일삼았다고 한다. 노조는 이 씨를 돕는 직원에게 “대세를 따라라. 경고한다. 매일 볼 건데 생각 잘해라. 널 죽이고 싶은 마음이다. 집 앞이다, 나와라”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의 동료 A 씨는 “노조는 다양한 이유를 들며 아파트 동마다 택배 1, 2개씩 배송을 빼놓았다. 배송 안 된 택배를 이 씨가 다 책임지고 배송을 해야 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씨를 돕던 동료의 와이프는 노조에 시달리다 유산까지 했다. 동료까지 노조에 시달리자 결국 8월 31일부로 수년간 키운 대리점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B 씨는 “이 씨가 돈을 안 줘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는 허위 사실이 돌고 있다. 남편의 명예를 지키려고 부인이 상중에도 택배기사들 수수료(월급)를 입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리점주들이 모인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택배노조 상급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불법 행위에 눈치만 보며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택배노조는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집단 괴롭힘, 인신공격, 폭행, 폭언 등을 멈춰라”고 요구했다.

택배노조 측은 “이 씨와 노조의 갈등은 수년 동안 지켜지지 않은 수수료 정시 지급 문제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택배대리점연합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있으며 자체 조사를 통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김포=변종국 기자 bj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택배노조 괴롭힘#유서#대리점 사장#하루하루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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