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삼성 이재용 ‘대국민 사과’ 얼마나 지켜졌나

뉴스1 입력 2021-05-02 07:33수정 2021-05-0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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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0.5.6/뉴스1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카메라 앞에 서서 4세 경영 종식, 무노조 정책 폐기 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부회장의 사과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는 노동조합이 설립됐고 회사 측과 첫 단체협상을 갖는 등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그러는 사이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과 함께 지난 1월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구속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나흘 뒤인 오는 6일이면 이 부회장이 서울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1년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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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20년 2월 정식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한달여만인 지난해 3월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소통 등 삼성에 요구되는 준법 의제에 관해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 부회장이 직접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이후 5년여만에 언론앞에 나서 직접 사과문을 읽었는데, 내용은 파격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는 “법과 윤리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했고 사회와 공감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거나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라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의 사과 이후 1년간 삼성 안팎에선 변화를 체감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부는 ‘절반의 성공’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선 무노조 경영 폐기와 관련해선 이 부회장의 사과 직후 전향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에 속속 노조가 설립됐고 사측과 단체협상을 진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올초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에서 20~30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논란’이 제기된 것도 무노조 경영이 폐기된 영향으로 삼성 구성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이유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벗고 나선 자원봉사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시민들 보며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총수 일가는 지난달 28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중에서 1조원 가량을 국내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소아암 어린이 지원 등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준법경영과 관련해서도 이 부회장은 “저와 관련된 재판이 끝나더라도 준법감시위원회가 독립적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준법위는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금융경쟁력제고 TF, EPC경쟁력강화 TF 등 기존에 협약을 맺지 않았던 조직과도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 조직은 과거 삼성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후속 조직으로 꼽히는 핵심 경영그룹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당시 “사업지원 TF는 다른 조직보다 더욱 엄격하게 준법감시를 받게 하겠다”고 공언한 뒤 해당 안건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여전히 ‘절반의 성공’에도 못 미친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이는 현재 구속 중인 이 부회장의 상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020년 5월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고 싶다”면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담은 ‘뉴 삼성’ 구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한 실행방안으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면서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고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리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재구속돼 내년 7월에야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피고인 신분의 또 다른 형사재판이 막을 올린 상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대국민 사과로부터 정확히 1년째가 되는 오는 6일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서 2차 공판이 예정돼 있어 이 부회장은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치열한 경쟁환경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총수로서 본인의 경영활동은 사실상 전면중단된 상태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국민 사과에서 이 부회장은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이른바 ‘4세 경영 종식’도 선언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재계에선 “이 부회장 스스로도 2014년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6년간 재판과 검찰 수사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못했는데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자녀들에 대한 승계를 언급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들이 수소, 배터리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로 인해 기존에 잘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에서조차 결정적인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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