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비 10조-GTX-주민반발…광명시흥 신도시 앞 ‘3개의 산’

황재성기자 입력 2021-02-25 12:01수정 2021-02-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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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24일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신규택지로 지정된 광명·시흥 지구는 1271만㎡ 규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이르며 광명·시흥 지구에서 총 7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신규 택지로 지정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광명시 옥길동 일대의 모습. 2021.2.24/뉴스1 © News1
정부가 ‘2·4대책’의 하나로 24일 1차로 공개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에 대해 수도권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량이 7만 채에 달하는 데다 서울 도심과 20~45분이면 닿는 거리여서 서울의 주택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결실을 거두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치솟은 부동산 가격과 정부 주도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이 추진됐다가 10년 넘게 방치되면서 쌓인 주민 불만, 상습 정체로 악명이 높은 주변 일대의 교통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다양한 토지 보상방안 마련과 신속한 주민 불만 해소방안 및 교통 개선 대책 등을 제시해 극복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예상된 문제들인 만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낸 것이다.

● 치솟고 있는 땅값…현물 보상으로 대처 한다?
최근 광명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경기도에서도 두드러진다. 최근 10년 간 수도권지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었다. 2010년 이후 호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KTX 광명 역세권지구 입주(2017년 8월) 광명시흥테크노밸리 본격화(2019년) 이케아(2014년 12월) 코스트코(2012년 12월) 등의 개장, 인근 지역 아파트 재건축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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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정부의 2·4대책 발표 전부터 ‘0순위’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땅값도 급등하고 있다. 외진 임야조차 3.3㎡당 200만 원 하던 땅값이 250만 원으로 보름 새 15%가량 올랐다. 광명시 가학동 일대 임야는 3.3㎡당 300만¤350만 원에 선으로 한 달 새 10% 넘게 올랐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토지 보상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광명·시흥신도시가 2010년 택지개발지구로 처음 지정될 당시 정부가 발표한 토지보상 추정액은 8조 8000억 원. 이번에 정부가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하면서 면적(1271만㎡)이 당시(1740만㎡)보다 4분의 1 이상 줄었다. 하지만 보상비는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에선 10조 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높은 토지보상비는 결국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아파트 분양가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또 풀린 현금은 주변 부동산을 자극하기 일쑤다. 싼값에 아파트를 공급해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상비를 둘러싼 주민과의 갈등도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은 25일 KBS1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까지 공공택지 지구 중 보상금에 대해선 논란이 없었다”며 땅값 상승에 따른 보상 차질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흐름은 현금 대신 땅을 받는 대토(代土) 보상을 선호한다”며 현물 보상을 통해 현금이 풀리는 것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대토 보상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됐다. 토지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것을 우려해 도입된 제도다. 토지 소유주에게 현금 대신 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토지를 주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대토 보상을 받는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율을 15%에서 40%로 높여주는 등 당근책도 마련했다

우려되는 고분양가에 대해서 윤 차관은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분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3기 신도시에서 △지분적립형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 △공유형 모기지 연계 등과 같은 다양한 분양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적립형은 최초 분양 시 토지·건물 지분의 20~25%만을 취득해 입주하고 이후 4년마다 10~15%씩 균등하게 나누어 매입하는 방식이다. 환매조건부는 공공기관이 토지개발과 주택건설을 직접 맡아 시세의 3분의 2 수준에 분양하되, 매매나 상속을 허용하지 않고 반드시 공공기관에 다시 매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토지임대부는 토지는 공공이 소유 또는 임대하고, 지상의 건물만 일반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반값아파트 또는 보금자리주택이라고 부른다. 공유형 모기지는 목돈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 집값의 최대 70%까지 정부가 저리 대출해주고 나중에 집을 팔았을 때 발생하는 이익을 나눠 갖는 ‘수익공유형’과 집값의 40%까지만 대출해주고 매각이익뿐만 아니라 손해까지 분담하는 ‘손익공유형’이 있다.

● 반발하는 주민들…분양 시차로 가격 영향 없다?
주민 반대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산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했던 보금자리주택 계획이 무산됐던 이유도 주민반발이 큰 원인이 됐다. 이후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가도 막판에 제외된 데에는 지역주민 반발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신도시에서 값싼 아파트가 대거 공급될 경우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뉴타운사업이 활발한 광명시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광명시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광명시는 현재 철산·하안동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뉴타운·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신도시에서 7만 채가 쏟아져 나오면 공급이 과잉될 수밖에 없다”며 “오랜 기간 사업에 매달려온 주민 반발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미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도 보인다. 광명시흥 토지주 모임인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 취락지구 광명시흥주민연합체’는 24일 ‘신도시 발표에 대한 광명시흥 주민들의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주민의견 수렴절차 한 번 없이 생존권을 뒤흔드는 중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경악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최근 10여 년 사이 이 지역에 대해 개발제한구역에서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했고 이어 특별관리지역으로 재지정하면서 오락가락 정책 실패를 거듭해 왔고, 이 과정에서 주민피해는 가중됐다”며 “독선적이고 위법적 행정이 계속될 경우 과명시흥 주민들은 법치 수호를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윤 차관은 이와 관련해 25일 라디오 방송에서 “광명시흥에 재개발 11곳, 재건축 4곳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내년에 분양이 끝난다”며 “광명시흥지구는 2025년에 민간사업이 정리되고 나서 최종 분양에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가격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전날인 24일 광명·시흥 신도시를 공개한 언론설명회에서 “이날 이후 여러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지방자치단체와도 협의하면서 충분히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도시를 만들고 여러 제기된 문제를 풀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상습 정체로 악명…철도망 구축으로 해결?
© 뉴스1
현재도 광명에서 서울 강남권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서부간선도로는 상습 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따라서 광명·시흥 신도시가 서울 주택 수요를 제대로 끌어들이기 위한 핵심 관건 중 하나가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충분한 교통 대책 수립이다.

윤 차관은 25일 방송에서 이에 대해 철도 중심의 교통망 구축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하철 1·2·7호선과 신안선선, 제2경인선, GTX-B 등 6개 노선이 광명·시흥에 붙는다”며 “도로에 집중된 교통 수요가 6개 철도망이 완비되면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교통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기대 반 의심 반이다. 신도시 입주 전까지 교통 계획이 완성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GTX B노선과 제2경인선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GTX-B노선은 현재까지 공개된 A~C노선 중 유일하게 강남을 지나지 않아 가장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노선이다.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첫 예비 타탕성 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가 0.33에 불과했다.

이후 정부가 노선을 연장하고 남양주 등 3기 신도시 수요까지 더하면서 예타를 통과했다. 하지만 올해 1월 KDI의 민자적격성 조사에선 부적격 판정을 받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제2경인선도 서울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예타가 보류된 상태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재정사업으로 추진한 위례보다 LH가 광역교통분담금으로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교통사업 속도가 더 빠르다”며 “GTX-B노선과 제2경인선 또한 경제성이 충분하고 1·2·7호선, 신안산선과 연결되는 것만으로도 교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상반기 이후 지구계획 수립 단계에서 구체적인 교통 대책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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