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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K게임, 중드-美코믹북으로… 글로벌 콘텐츠 영역 넓혀

입력 2021-01-28 03:00업데이트 2021-02-0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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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게임산업]〈2〉우물 안 IP서 슈퍼 IP 변신
4월 북미 시장에 출간될 ‘서머너즈 워: 레거시’ 코믹북의 한 장면(왼쪽 사진)과 지난해 중국 텐센트 인기 드라마 2위에 오른 ‘촨웨훠셴(천월화선)’ 포스터. 국내 원작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이 다양한 콘텐츠로 진화해 해외 비게임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각 사 제공
미국에선 코믹북(만화)으로, 중국에선 드라마로, 동남아에선 콘서트로….

국내 게임사의 캐릭터, 스토리가 게임을 넘어서 만화, 드라마, 콘서트 등의 형태로 국경을 넘어 소비되고 있다. 게임이 만들어낸 지식재산권(IP)이 글로벌 콘텐츠로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다.

게임 유저들에게만 통했던 ‘우물 안 IP’가 웹툰과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 분야를 넘나드는 ‘슈퍼 IP’로 진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이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과 함께 콘텐츠 플랫폼 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게임산업의 주포인 역할수행게임(RPG)은 유저가 가상세계에서 모험의 주인공이 돼 몰입할 수 있도록 게임 속 세계관이나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 역사 등이 설정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강경석 연구원은 “한국이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슈팅, 캐주얼 등 다른 게임들에 비해 스토리가 방대해 IP 다각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며 “IP 활용으로 한국 게임 수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19년 한국 게임 수출액은 7조7000억 원 규모다.

컴투스는 다음 달부터 간판 게임인 ‘서머너즈 워’를 이용해 만든 영문 코믹북(4월 출시)의 사전 주문을 받는다. 2014년 국내 모바일 RPG 게임으로 먼저 출시된 IP가 7년 만에 북미 시장을 겨냥한 만화로 출간되는 것이다. 마블, DC코믹스 등이 탄생한 미국에서의 승부를 위해 그린랜턴과 스타트렉의 작업에 참여한 삽화진을 참여시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국내 게임 수출액 비중의 77%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게임 IP는 흥행 보증 수표다. 그라비티는 2019년 태국, 필리핀 등에서 ‘라그나로크’ 내 배경음악을 활용한 음악회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 태국에서 일일 접속자 25만 명을 넘겼다. 대만 등에선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게임이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1위를 휩쓸었다.

스마일게이트가 2008년 선보인 PC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7월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텐센트비디오를 통해 방영된 36부작 드라마 ‘촨웨훠셴(穿越火線·천월화선)’은 누적 18억 뷰를 기록했다. 드라마를 보고 온라인 게임으로 돌아온 유저가 약 20% 증가했고, 신규 유저도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박수흥 스마일게이트 영상사업실장은 “한국 게임은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캐릭터, 스토리텔링, 음악 등 좋은 원천 IP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IP 다각화를 통해 마블이나 디즈니 같은 ‘사랑받는 IP’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임이 콘텐츠를 넘어 플랫폼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게임 IP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위메이드의 대표작 ‘미르의전설2’ IP를 웹툰, 웹소설로 각색한 ‘금갑도룡’은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지 공개 이후 인기 차트 1, 2위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각각 31만 명(웹툰), 19만5000명(웹소설)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국내 누적 이용자 2000만 명을 넘긴 넥슨의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마트, 현대자동차 등으로부터 카트 제휴 러브콜이 몰렸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도 각각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디자인, 배틀그라운드 배경음악(BGM)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소비 패턴, 관계 맺는 방식 등의 데이터를 가진 게임사들이 기술 플랫폼 업체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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