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시장, 지금은 정책…“전세난 근본원인 정부만 몰라”

뉴스1 입력 2020-10-30 14:31수정 2020-10-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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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조달정책심의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전셋값이 70주 연속 상승하고 있지만 전세난을 잡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시장에선 정부가 전세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해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20여년 간 ‘대란’으로 언급되는 전세난은 1999년과 2011년, 2015년 3차례다. 1999년과 2011년에 발생한 전세난은 경제위기로 인한 부동산 매매시장의 침체가 원인이다. 1997년 외환위기의 여진이 있었던 1999년 전세값은 30.46%, 글로벌 금융위기 속 2011년 전셋값은 12.96%나 급등했다.

경기침체로 아파트값이 하락할 것이란 여론이 세를 얻으면서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수요가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 탓이다. 또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건설 시장 상황도 악화돼 아파트 입주물량도 수년간 감소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8년 5만7000가구, 2009년 3만200가구, 2012년 2만500가구를 기록했다. 여기에 2012년까지 3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반값 아파트’로 인식되면서 전세수요의 풍선효과를 촉발했다.

2015년의 전세난은 매매값이 전셋값을 끌어올리는 양상을 보였다. 2010∼2013년 지속적으로 연간 누적 변동률이 마이너스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 상승 전환에 성공한 뒤 2015년엔 6.71%나 올랐다. 집값의 비율에 따라 책정되는 전셋값도 덩달아 올라 2015년에만 10.79% 급등했다. 정부는 전셋값이 오를 때마다 전세대출을 확대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을 대거 공급하는 방법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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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안정기에 접어든 것은 매매거래가 활성화된 2016년이다. 전세수요가 내집마련으로 전이되면서 민간 전세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전세난은 시장의 변동이 아닌 정책의 변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집주인에게 불리한 임대차법의 도입으로 오히려 전세물량이 줄어든 데다, 집값급등과 정부의 규제로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시장이 아닌 정책이 전세난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는 얘기다.

부동산업계에선 임대차법 수정 불가를 고수하는 정부의 입장이 맞물리면서, 문제의 원인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입자를 들일 경우 당장 ‘을’이 돼버리는 데다 수익도 낮아지는 전세매물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전월세 전환이 대세라지만 속도가 빨라진 것은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 탓”이라고 비판했다.

전세난이 심각한데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현재로써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민간의 전세공급이 사라지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라며 “정부가 공공재원으로 경매주택을 확보하는 등 공공전세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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