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해외주식 잔고 2배 늘어…테슬라·애플·MS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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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7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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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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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지난 8월 말 기준 해외 주식 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원)의 2배 넘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8월 말 잔액 기준으로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애플,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하스브로 순으로 해외주식을 많이 보유했다. 이는 모두 미국 나스닥 대형 기술주이다. 또한 지난 8월 말 잔액 기준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해외주식 잔고의 평가이익은 지난해 말 7000억원에서 8월 말 3조40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이 채권투자와 파생상품에선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동향 및 투자자 유의사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6조9000억원(142.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이 대부분(76%·22조원)이며, 중국(8%·2조3000억원), 홍콩(7%·2조1000억원), 일본(3%·9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학개미의 합계 거래대금(매수+매도)은 1086억달러, 순매수는 1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1%, 5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테슬라(15억5000만달러), 애플(9억7000만달러), MS(6억1000만달러), 구글(4억2000만달러), 하스브로(4억1000만달러) 순이었다. 8월 말 잔액 기준 서학개미들은 이 순서대로 해외주식을 많이 갖고 있기도 하다. 이들 5개 종목의 순매수 합계는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전체 순매수 규모(115억달러)의 34%에 달한다.

8월 말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잔고 평가이익은 3조4000억원이다. 지난 2018년 말 1000억원, 지난해 말 7000억원, 올해 6월 말 1조4000억원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금감원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증가세에 대해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늘면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증권사의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194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수익(1154억원)을 가뿐히 넘겼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중개수수료는 법인투자자(205억원)의 10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반면 지난 8월 말 서학개미의 해외채권 투자잔고는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8000억원) 대비 3조5000억원(27.5%) 감소했다. 브라질(7조8000억원·84%), 미국(4000억원·5%), 한국(4000억원·4%), 멕시코(2000억원·2%)가 발행한 채권을 많이 갖고 있다. 종류별로는 국채(8조원·87%), 회사채(1조1000억원·12%), 특수채(1000억원·1%) 순으로 많다. 한국 발행 채권의 경우 한국기업이 발행한 외화채권으로 증권사들이 먼저 인수한 뒤 매수를 희망하는 개인투자자 고객들에게 장외매매 방식으로 분할매도한 것이다. 8월 말 서학개미의 해외채권 잔고 평가손익은 -2조7000억원으로, 지난 3월 이후 손실이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서학개미의 월평균 해외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매수+매도)는 55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월평균(346조9000억원) 대비 209조7000억원(60.5%) 증가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의 거래손익은 -878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4159억원)의 2.1배 수준이다.

서학개미의 월평균 FX마진 거래규모(매수+매도)는 13조원으로 지난해 월평균(6조6000억원) 대비 6조4000억원(97.4%) 늘었다. 이 기간 서학개미의 거래손익은 -1208 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500억원)의 2.4배 수준이다.

또한 8월 말 기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5000억원) 대비 1조6000억원(13.6%) 줄었다. 해외채권형 펀드판매 잔고는 지난해 말 1조5000억원에서 8월 말 1조3000억원으로 2000억원(15.7%) 감소했다.

금감원은 “해외주식은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될 수 있다”며 “해외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는 최근 거래규모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개인투자자 손실도 크게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해외 장내파생상품, 해외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고위험 상품은 상품구조나 손익구조가 복잡하므로, 구조 및 리스크 분석을 수반하지 않는 투자는 위험하다”면서 “상품 가격 변동 리스크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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