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줄이고 폐자원 재활용… ‘그린 럭셔리’ 이끈 특급호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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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친환경 호텔 캠페인’ 진행
침대 시트-수건 재사용 투숙객에 재활용 에코백-비누 등 선물 증정
내달까지 환경경영 컨설팅 지속… 호텔별 에너지 관리 솔루션 제공

《올해 여름에 지속된 역대 최장 장마 및 반년간 지속된 호주 산불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의 폐해가 일어나고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서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의 시대에 비해 2도 이상 상승할 시

인류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끔찍한 세상을 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이러한 기후 위기로 인해 초래될 경제적 및 사회적 위기 발생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자 ‘그린뉴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린뉴딜은 ‘그린(Green)’과 ‘뉴딜(New Deal)’의 합성어로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을 의미한다. 이러한 그린뉴딜 정책에서 녹색 소비 및 녹색 생산 등

경제 기반을 저탄소 및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녹색 전환은 그린뉴딜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서비스업의 환경 경영은 더욱 주목된다. 고객 평판이 곧 영업이익으로 직결될 수 있는 서비스업에서

건물 에너지 절감, 폐자원 업사이클링 선순환 시스템 구축 등의 환경 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국민의 녹색 인지도에 적극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는 호텔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서명서를 받고 친환경 용기 사용과 에너지 절감 등 친환경 호텔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제공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는 호텔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서명서를 받고 친환경 용기 사용과 에너지 절감 등 친환경 호텔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제공
서비스업 중에서도 환경경영 확산 효과가 월등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호텔업계에 있어서는 친환경 경영이 필수적인 요소로 주목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이번 ‘2020 친환경 호텔 캠페인’에 참여한 호텔들 또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환경 보호와 고객 유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했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진행된 ‘2020 친환경 호텔 캠페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호텔들과 투숙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무사히 마무리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친환경 시대에 소비자가 호텔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컨설팅을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 경영 체계 구축 및 호텔 투숙객 대상 친환경 인식 제고를 위해 힘썼다.

올해 캠페인에는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앤 레지던스 서울 용산,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 씨마크호텔,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WE호텔 제주, 롯데호텔 부산, 롯데호텔 제주, 안다즈 서울 강남 등 특급호텔 10곳이 참여해 친환경 경영을 이끌었다.



호텔 객실 점유율 증가… 호텔가 친환경 패키지 러시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호텔과 소비자가 함께 참여해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 숙박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함께 이러한 활동이 친환경 숙박 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 독려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숙소 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이 지난해 한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 18개국 여행객 1만80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9년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여행객 72%, 국내 여행객 67%가 미래 세대를 위해 현재 지속 가능한 여행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67%의 국내 응답자가 “올해 남은 기간 최소 1회 이상 친환경 숙소에 머무를 의사가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캠페인은 △친환경 서명서 △그린카드 캠페인 등으로 마련됐다. 캠페인 기간(8월 31일∼9월 30일) 동안 호텔 투숙객 대상으로 친환경 활동 동참을 권유하는 친환경 서명서에 서명을 유도해 서명을 완료한 고객에게 코로나19 대비 방역 마스크를 제공했다. 해당 기간 약 1100여 명의 투숙객이 본 캠페인에 공감하며 서명서를 제출했다.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관계자는 “올해 국내 여행객들의 증가와 함께 작년에 비해 연박 비율이 증가하면서 많은 호텔 투숙객들이 친환경 캠페인을 응원하고 서명서 제출 등 캠페인 참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며 “파크로쉬는 이번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용기 사용과 에너지 절감 등 친환경적인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캠페인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인 그린카드 캠페인도 진행됐다. 숙박업계에서 통용되는 그린카드는 “침대 시트나 수건을 재사용해도 좋다”라는 의미를 담은 카드로 1박 이상 머무는 투숙객들이 사용할 수 있다. 캠페인 기간 그린카드를 사용하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폐리넨, 폐비누를 업사이클링한 에코백과 왁스 태블릿 등을 제공했다. 추가적으로 그린카드를 촬영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추가 경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해 그린카드 캠페인 참여를 더욱 독려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임지원 씨(32)는 “예전에는 침구류를 교체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생각 때문에 호텔에 머무는 내내 침대 시트를 교체했었지만 어느 순간 집에서도 매일 세탁하지 않는 침대 시트를 호텔이라고 해서 매일 교체하는 것이 낭비라고 느껴졌다”며 “최근 캠페인 기간인 줄 모르고 평소처럼 침구류를 교체하지 않았는데 귀여운 인형과 에코백 등을 선물로 받아 더욱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친환경 호텔 캠페인을 알리는 ‘그린스테이’ 키워드를 맞히는 초성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약 1000명 이상이 참여한 바 있다. 호텔 투숙객 외에도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해 친환경 호텔 캠페인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인식 개선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린카드 캠페인으로 소비자 참여 이끌어


코로나19로 호텔업계 전반이 어렵지만 이번 친환경 캠페인에 참여한 호텔의 객실 점유율이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캠페인 참여 호텔들의 9월 투숙객 수가 올해 상반기(1∼6월) 대비 약 1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이 막히며 국내 여행객의 증가로 이어진 데다 호텔의 친환경 활동이 호텔을 선택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여기에 호텔들의 적극적인 친환경 캠페인 참여가 투숙객 유치에 끼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은 몇몇 참여 호텔들은 친환경 숙박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호텔 제주는 11월까지 친환경 패키지 ‘그린 스테이’를 선보인다. 객실 1박과 조식 2인, 그리고 친환경 리워드 아이템 1세트로 구성된 이번 패키지는 투숙객이 친환경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해당 패키지를 이용하는 투숙객은 환경보호를 위해 투숙기간 침구류가 재사용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지목되는 소재들을 친환경으로 대체하거나 제한하는 투숙 문화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 패키지를 선보였다”라며 “이번 친환경 호텔 캠페인 참여에 이어서 본 패키지를 선보임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도 투숙객 대상으로 ‘2020 친환경 호텔 캠페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연박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호텔에서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 대상으로 폐리넨, 폐비누를 업사이클링한 인형, 앞치마 그리고 고체 방향제를 제공했다.

한편 ‘2020 친환경 호텔 캠페인’은 종료됐지만 환경 경영 컨설팅은 1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컨설팅은 △호텔별 최적기온 및 쾌적기온 도출 △호텔별 환경이슈 개선방안 도출 및 환경관리 운영비용 절감 등에 대한 솔루션을 모색해 호텔 서비스의 친환경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제공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산업이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캠페인에 동참한 10개 호텔들이 환경 이슈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한 덕분에 캠페인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2회째 진행돼온 사업인 만큼 축적된 노하우와 전략을 적극 활용해 향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호텔 환경 경영 지원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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