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이후 연기… 연기… 서울 9월예정 699채중 실제 분양 99채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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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4월이후 가장 적어… 이달 500채이상 분양 한곳도 없어
4분기에도 신규 물량 크게 줄듯… 업계 “전세난 등 공급부족 심화 우려”

지난달 서울에서 분양 예정이던 아파트 699채 중에서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물량은 단 99채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분기(10∼12월)에도 분양 물량과 신규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선 전세난 등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서울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 대비 실제 분양 물량인 ‘분양 실적률’을 분석한 결과 9월 분양 실적률은 14.2%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4월(8.2%) 이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의 경우 분양 예정 물량이 2210채로, 실제 1786채가 분양돼 분양 실적률이 80.8%에 달했다. 올해 9월에는 당초 예정됐던 분양 물량이 전년 동월의 반도 안 됐는데, 이마저도 한참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분양 시장에 공급 적신호가 켜지게 된 것은 올해 7월 29일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공급처인 주택정비사업조합들이 분양 일정을 줄줄이 연기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7월엔 분상제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받은 단지들이 분양 물량으로 나와서 분양 예정 물량과 실제 분양 물량이 각각 2만427채, 1만1029채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문제는 연말까지도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물량이 적을 것이란 사실이다. 이달만 해도 500채 이상 대단지 분양은 전무하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역촌1구역 동부센트레빌’(총 752채)이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조합 사정을 이유로 연기했다. 업계에선 분상제 역시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서울 신규 분양 물량 아파트는 100채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의 ‘서초자이르네’와 서울 강동구의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의 일반분양 물량은 각각 35채, 37채로 연립주택 재건축 등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다. 분상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낮게 분양되지만, 주택 수요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11월과 12월의 분양 예정 물량 7000채 중에서 6000여 채(동대문구 이문동 ‘이문1구역래미안’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의 실제 분양 여부도 불투명하다.

4분기에는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도 예년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은 3679채로 지난해 9월(8356채)의 절반 이상 줄어든 가운데, 올해 10∼12월엔 총 6321채의 신규 입주만이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10∼12월(1만1468채)보다 44.8%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은 올해 분양 물량이 입주로 이어지는 2, 3년 후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교수는 “임대차 3법으로 시장에 매물이 잠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재정비사업으로 인한 신규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결국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분상제#서울#분양#코로나 직격탄#전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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