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부지 ‘공적활용’ 공원으로 결정…시유지 교환방법 협의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7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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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계획구역→공원 부지로 지구단위계획 변경
부지매입에 속도…LH 선매입→토지교환 협의중
김학진 "송현동부지 공원화는 대한항공에 도움"
"관계 기관 협조 감사…지속적으로 협의할 것"

서울시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공적인 공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 다만 문화공원 등 구체적인 공원조성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또 송현동 부지 공원화에 대한 보상 방법으로는 제3기관 선매입 후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에 대해 검토·협의 중이다.

서울시는 7일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북촌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은 송현동 부지의 구 미대사관직원숙소를 기존 ‘특별계획구역’에서 ‘공원’으로 결정하는 내용이 감뎠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송현동 부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는 송형동 부지 매입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부지 매입비 지급 시기를 최대한 당길 수 있다고 봤다. 이것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런 과정에서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심의했다”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송현동 부지의 특별계획구역은 해지하고 문화공원으로 신설하는 것으로 심의했다. 결론적으로는 문화공원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공원의 공적 활용 조성으로만 결론을 냈고, 공원의 형태에까지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원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공론화 과정, 전문가 심의과정을 통해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 초까지 매각금액을 회수해야 하는 대한항공의 상황을 고려해 제3기관이 송현동 부지를 선매입하고 향후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도 세부적으로 검토·협의하고 있다.

김 부시장은 “도시계획을 결정해야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그것이 안되면 계속 논란만 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이에서 시유지를 교환하는 등의 대토(토지교환)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에서 내년 초까지 자금이 필요하다 하니 방법을 추가로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대토방식은)결정된 것은 아니고 그런 쪽으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110년 잃어버린 세월을 간직한 서울 도심 한복판의 마지막 남은 미개발 대규모 부지인 송현동 부지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입지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 6월에는 대한항공에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해, 권익위의 중재 아래 3차례의 출석회의와 실무자 회의, 기관장 면담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시는 도건위 변경안에 대한 법적효력이 발생하는 결정고시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이성창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단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권익위가 중재하는 첫 번째 출석회의 때 공원화를 결정했다. 첫날 공원화 지정에 대한 부당이나 위법성은 없다고 확인해줬다. 모든 변호사가 들어와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성창 단장은 “다만 현재 상황이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우니 협력적인 방안을 찾아보자고 해서 2차 협의를 시작하게 됐다. 공원 결정이 위법하지 않다는 것은 디폴트 값으로 하면서 돈을 어떻게 빨리 줄 거냐, 어떻게 계약을 할 거냐 등의 방식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가 4670억원으로 책정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4670억원은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나온 금액”이라며 확정금액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성창 단장은 “감정평가 방식을 정하는 데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감정평가로 결정하자는 방법에는 동의했고, 구체적 방식은 추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면 서울시 공공개발기획 반장은 브리핑에서 “공원 조성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한번에 일괄 짓는 것은 아니고, 일단 공원형태로 하고 시설이나 공공적 목적으로 하는 시설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진 부시장은 “서울시는 민간을 규제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다. 개발 자체가 어려운 땅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공적으로 매입해서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대한항공의 경영상 문제도 해결하고 땅의 가치도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 기관이 현안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한항공과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현동 부지는 조선시대엔 왕족과 명문세도가들이 살았던 곳이나, 일제수탈 등 88년간 외세에 소유권을 빼앗겼고, 1997년 이후에는 민간기업으로 소유권이 넘어왔다. 다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110년간 시민들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다.

입지적으로는 조선의 역사를 대표하는 경복궁,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헌법재판소, 대사관 등 주요 행정기관이 입지한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주요 박물관·미술관·공연장이 이 일대에 밀집하는 등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의 중심공간이자 서울 도심 관광 벨트의 중심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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