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원전, 태풍 피해 6기 외 7기 더 있었다…전력수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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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남면 월성 원전 앞에 큰 파도가 치고 있는 모습./뉴스1DB
경주 양남면 월성 원전 앞에 큰 파도가 치고 있는 모습./뉴스1DB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마이삭·하이선의 영향으로 원자력발전 24기 중 6기가 가동이 정지된 가운데, 정비 등을 이유로 멈춘 원전이 7기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13기로 국내 원전 절반 이상이 멈춰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선선해진 날씨 덕에 전력수급 상황이 여유로워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등의 우려는 없는 상태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부산 기장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다. 제10호 태풍 하이선 때는 경북 경주의 월성 2·3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강력한 태풍에 높은 파도와 강풍이 일면서 다량의 염분이 원전 전력설비(외부와 전기를 주고받는 송수전 관련 설비)에 영향을 줘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한수원 측은 추정하고 있다. 마이삭 때 멈춘 원전 4기는 아예 원자로가 정지됐고, 하이선 때 중단된 원전 2기는 원자로가 살아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로가 살아 있는 월성 2호기, 3호기의 경우는 터빈발전기 문제만 해결되면 자체적으로 즉시 재가동을 할 수 있지만, 원자로가 정지된 경우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조사하고 승인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멈춰 선 원전은 이들 6기 말고도 또 있다.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경북 울진의 한울 1·6호기, 전남 영광의 한빛 3·4·5호기, 경주 월성 4호기, 기장 고리 2호기 등 모두 7기다.

국내 가동 원전 중 절반 이상인 13기가 한꺼번에 가동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저 원전 가동률(54.8%)을 기록한 지난 2018년 3월에도 24기 중 12기가 멈춘 상황이었고, 원전 납품비리가 터졌던 2013년에도 멈춰선 원전은 10기에 그쳤다.

원전 가동 정상화는 최소 한두 달 더 기다려야 가능하다. 태풍 피해 원전의 경우 원안위 조사 및 승인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까지 봐야 하고 계획예방정비 중인 원전은 대부분 10월 중하순에 정비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절반 넘는 원전 가동 중단에도 전력공급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 공급예비율은 20~30%대를 기록 중이다.

공급예비율은 전국의 발전소에서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발전량 중 생산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예비율이 10% 이상이면 전력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보는데 20% 이상이면 매우 넉넉한 수준이다.

에너지학계 한 인사는 “지난해 기준 원전이 국내 전체 전력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 수준으로 낮아졌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LNG 발전설비가 늘고 있다는 뜻”이라며 “점차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블랙아웃 위험 역시 낮아지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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