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반납 약속 지킨 두산 대주주 일가… 경영정상화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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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회장 2분기엔 3분의 1 수준… 박용만 회장도 75% 깎아
일가 보유지분 채권단 담보 제공

두산그룹 대주주 일가를 포함한 두산 임원들이 고통 분담을 위한 급여 반납에 나섰다. 주요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3조 원 재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그룹 지주사 ㈜두산으로부터 올해 상반기(1∼6월) 급여로 8억70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52.3% 줄어든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 상여를 받지 않은 데다 1분기(1∼3월) 급여(6억3800만 원)에 비해 2분기(4∼6월)는 급여(2억3200만 원)가 대폭 줄어든 탓이다. 두산 측은 “임원 급여 반납 방침이 2분기에 반영돼 급여가 절반 이상 깎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4월 2일 전체 임원의 급여 반납을 결정한 바 있다. 3월 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자금 1조 원 지원을 결정 받은 직후 나온 자구안이다. 직급별 반납 규모는 부사장 이상 50%, 전무 40%, 상무 30% 감축으로 정해졌다. 대주주 일가는 이 밖에도 보유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1조 원 규모인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상반기 대표이사직 급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 줄어든 7억200만 원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2분기 급여가 1분기보다 74.6% 감소한 1억4200만 원에 그친 영향이 컸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도 수령한 급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상반기 급여 7억7000만 원을 받았던 박지원 회장은 올해는 상반기 근로소득이 공개 기준인 5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두산중공업 등기이사 3명의 평균 보수액은 1분기 2억100만 원에서 2분기 6100만 원으로 69.6% 급감했다.

4월 말 두산은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비용 감축 등으로 3조 원 이상을 마련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7월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50억 원에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매각해 이 중 1200억 원을 채권단에 상환했고, 최근에는 벤처캐피털(VC) 자회사 네오플럭스를 730억 원에 매각하기로 신한금융지주와 계약하며 채권단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건설,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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