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불개미’ 몰린 해외선물…상반기 거래대금 53% 급증

  • 뉴스1

© News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자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선물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진 가격 변동성을 이용한 투기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개인투자자의 나스닥 100(E-mini Nasdaq 100)·금(Gold)·크루드 오일(WTI) 선물 거래대금은 1조3544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8830억 달러보다 53.3% 급증했다. 지난 6월말 달러/원 환율(1203원)로 계산하면 1629조3432억원이다.

개인의 선물 거래는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단타 위주이며 선물은 계약당 금액이 크기 때문에 거래대금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나스닥100 선물의 올해 상반기 거래대금은 8899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4138억 달러)보다 115% 급증했다. 원화로 환산시 1070조원 규모다. 금 선물 거래대금은 2307억 달러(약 277조원)로 지난해 상반기(965억 달러)보다 138% 폭증했다.

반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지난 4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던 WTI 선물은 거래대금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WTI 선물 거래대금은 2337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3726억달러)보다 37.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나스닥 100 지수의 고점(11069.26)과 저점(6771.91) 차이가 4300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금 역시 1트로이온스 가격의 고점(1897.7달러)과 저점(1453달러) 차이가 444달러에 달했다.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와 주요국의 완화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고위험 파생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튜브나 개인방송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해외선물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해외선물의 레버리지 비율이 큰 만큼 눈 깜짝할 사이에 손실이 급증할 수 있다며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나스닥 미니 선물의 경우 레버리지가 약 10~12배 수준이며, 금 선물은 20배 내외에 달한다. 1만 달러의 증거금으로 10만달러, 많게는 20만달러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외선물뿐만 아니라 커진 외환 변동성을 이용한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도 급증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646억 달러(약 77조원)로 지난해 상반기(402억 달러)보다 60.7% 급증했다.

FX마진거래는 두개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고수익·고위험 파생금융상품으로 역시 손실위험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의 증거금을 대신 납부해주는 사설 FX렌트 피해가 급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사설 FX마진거래 업체에 대해 엄정 대응하기로 하고 사모펀드와 함께 집중점검 대상으로 선정했다.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FX마진거래 업무를 중단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투자 위험도 등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FX마진거래 업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