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투벤’이 셀트리온 품으로…다케다 약 18종 인수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C) 사업 인수
9개 시장 18개 제품 특허, 상표, 허가, 판매권 확보
셀트리온 첫 대형 M&A…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제 국산화 계기 마련

셀트리온이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의약품 사업부문을 인수한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수가액은 총 3324억원이다. 인수는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4분기(10~12월)내 사업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셀트리온이 다케다로부터 인수할 사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해당 제품군은 이 지역에서 2018 사업연도 기준 약 1억4000만 달러(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수 제품군에는 글로벌 개발신약인 ‘네시나’ ‘액토스’(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이 포함된다. ‘화이투벤’(감기약) ‘알보칠’(구내염 치료제)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일반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셀트리온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다. 향후 기술이전 과정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에서 이번에 인수한 주요 제품을 생산해 국내 및 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의 첫번째 대형 인수·합병(M&A) 건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 제품군에 강력한 화학의약품 라인업을 보강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특히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일반의약품 제품군을 확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당뇨병 및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각 3조원과 2조7600억원 규모다. 2030년에는 총 11조원으로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외국계 제약사에 의존하던 당뇨·고혈압 필수 치료제를 국산화해 초고령 사회에서의 국민보건 및 건보재정 건전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