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사업장 점검뒤 안전 문제땐 철수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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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40곳 내달까지 긴급진단… 잇단 사망사고 고강도 후속조치

LG화학이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사업은 앞으로 추진하지 않고, 기존 사업도 재검토해 환경 안전 문제가 있다면 철수까지 고려키로 했다. 당장 국내외 사업장 점검에 착수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설비 가동부터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26일 전 세계 40개 모든 사업장(국내 17개, 해외 23개)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고위험 공정 및 설비에 대해 긴급 진단을 실시한다며 이와 같은 내용의 환경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LG화학은 긴급진단을 통해 나타난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바로 조치를 취하되, 단시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업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사내에 환경 안전 공정 기술 전문가와 외부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안전 관련 정밀진단도 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외부 전문기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외 모든 사업장의 환경 안전 기준도 개별 국가 규제 수준에 상관없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재정립하기로 했다. 설계 단계부터 안전성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은 투자는 규모와 상관없이 원천 차단될 수 있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국내에선 올해 말까지, 해외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안전 수준 강화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주관으로 각 사업본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 최고인사책임자, 환경안전담당이 참여하는 특별경영회의를 매달 2차례 열기로 했다. 회의에선 긴급점검과 정밀점검 진행 상황을 챙기고 환경 안전 예산과 인사, 평가 체계 등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연간 2000억 원이 집행되는 환경 안전 분야 투자도 올해는 전문인력 확보, 환경 안전 조직 재정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환경 안전 강화 조치는 최근 국내외 사업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망 사고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이달 7일(현지 시간) 인도 LG 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틸렌 가스 누출로 12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19일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화재 사고로 직원 1명이 숨졌다. 사고가 잇따르자 20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대산공장 사고 현장을 찾아 “경영진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안전사고와 관련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환경 안전 강화 조치와 관련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환경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은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며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화학#긴급진단#사망 사고#후속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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