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글로벌 화물 급감에도 실적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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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끊긴 여객기, 화물기로 활용
4월까지 각각 8%, 3% 늘어
전세계 항공사들 적자축소 안간힘… 좌석 뜯어내고 짐 싣는 등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량은 대폭 줄어든 반면 국적 항공사들의 화물 실적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사들은 승객 짐칸과 좌석에 화물을 싣거나, 아예 A380 등 대형기의 화물기 전환을 검토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적자 폭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1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3월 글로벌 화물 실적(화물톤킬로미터·CTK)은 전년 동기보다 15.2%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2월보다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전 세계 1분기(1∼3월) 항공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교역이 감소한 요인도 있지만 여객기 운항이 크게 줄면서 여객기로 실어 나르던 화물(벨리 카고)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실적이 오르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3월 대한항공은 지난해보다 화물 실적이 2% 늘었고, 4월에는 10%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에는 전년 대비 4% 정도 줄었지만 4월엔 4% 이상 늘었다. 올해 1∼4월 기준으로 보면 대한항공의 화물 실적은 약 8%, 아시아나항공은 약 3% 증가했다. 양대 항공사가 코로나19 이후 화물기 부정기 노선을 확대하고, 여객기를 그냥 세워두느니 화물이라도 실어 날라 적자 폭을 줄이자는 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적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적자 폭을 줄이고 현금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사들도 뒤늦게 화물 실적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전일본공수(ANA)와 독일 루프트한자, 중국의 여러 항공사들이 승객 좌석에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최근 코로나19로 지상 택배 물량이 늘어 배송에 차질이 생기자 택배 상자를 항공기로 배달하고 있다. 유럽 항공사 중에는 아예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 화물기로 활용하는 곳도 있다. 대한항공도 최근 오버헤드빈(기내 좌석 위에 있는 짐 넣는 공간)에 마스크를 실어 날랐으며, 화물을 조금이라도 더 싣기 위해 좌석에 화물을 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아시아나#화물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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