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한국車 글로벌 점유율 높아졌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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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세계車 판매 28% 급감… 한국브랜드 감소폭 적어 선방
점유율 작년 7.3%서 8.4%로 상승
부품업체 절반, 매출 20% 이상 뚝
“정부, 운영자금 등 지원을”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 1분기(1∼3월)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4분의 1 이상 감소한 가운데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대부분이 20% 이상의 매출 하락을 경험하면서 정부에 운영자금 등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9일 발표한 ‘1분기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 및 정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등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의 승용차 판매는 27.5%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먼저 받은 중국과 유럽이 각각 45.4%와 26.3% 줄었고 인도도 22.4% 감소했다. 유럽은 3월 중순부터 이동제한이 발효됐고 인도는 전국 봉쇄령이 내려진 바 있다. 3월 말에 본격적으로 이동제한 조치가 발효된 미국은 판매량이 12.7% 감소했다. 멕시코(―10.9%)와 브라질(―9.2%)에서도 자동차 판매가 줄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 한국계 브랜드의 1분기 판매는 15.9% 감소했지만 판매 점유율로 보면 지난해 7.3%에서 올해 8.4%로 상승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공장 가동률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경쟁력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뒤를 받치면서 판매 감소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생산 기지의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긴 했지만 국내 공장에서의 해외 수출 물량 생산은 비교적 조기에 정상을 되찾은 바 있다.

유럽과 중국 브랜드는 판매가 각각 28.1%, 44.4% 감소해서 점유율도 0.3%포인트와 3.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유럽계 31.5%, 중국계 11.4%였다. 미국과 일본 브랜드 판매는 각각 20.6%와 25.0% 감소했다. 점유율은 각각 1.7%포인트와 0.9%포인트 상승한 19.9%와 26.3%다.

한국 자동차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자동차 부품업체 96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2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감소한 곳이 절반에 이르렀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산하면서 부품업체 위기도 심화하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 내수 촉진, 세금 납부 유예, 고용 유지 지원 등 신속한 정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코로나19#한국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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