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다가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노후 자금 준비되셨나요?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4-17 19:20수정 2020-04-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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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맏형 격인 1955년생이 노인 문턱(65세)을 넘으면서 인구 변화의 중대 변곡점에 들어섰다. 국내 인구구조상 거대 집단을 이루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의 노후 생활을 책임질 연금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받을 연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준비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은퇴 관련 전문가들은 이미 연금 수령이 시작된 이후에는 손대기 어려운 만큼 연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한 방법을 조금이라도 일찍 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평균 52만6000원…국민연금부터 확인해야

동아일보DB

올해 1955년생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710만 명이 순차적으로 65세에 들어선다. 현재 노인인구 전체(803만 명)에 맞먹는 인구가 노인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본격적인 연금 수령도 시작됐다. 베이비부머의 상징격인 ‘58년 개띠’ 75만 명이 올해 62세가 되면서 국민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온 노후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50대인 집의 순자산(총자산-부채)은 4억24만 원이었다. 노후 생활 기간(30년), 월 적정 생활비 등을 감안하면 노후자산은 6억3000만 원이 필요한 데 2억3000만 원이 부족한 것이다. 은퇴하지 않은 가구주 가운데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응답은 8.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민 상당수가 자신이 받을 연금 규모는 물론, 어떤 자산이 연금이 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입을 모은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은퇴 상담을 하면 10명 중 9명은 자신의 연금 규모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나마 은퇴를 1, 2년 앞두고서야 부랴부랴 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우선 연금의 가장 기초인 국민연금을 알아봐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이 제공하는 ‘내 연금 알아보기’를 통해 60세 이후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액수를 확인할 수 있다. 1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자는 496만1143명.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급자는 평균 월 52만6000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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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있다면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을 통해 내역을 한꺼번에 확인하는 게 편리하다. 각 금융사들도 늘어나는 예비 은퇴 인구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연금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예상 수령액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뱅크샐러드와 같은 핀테크 업체들도 보유한 연금 종류와 예상 수령 연금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기은퇴 두렵다면 주택연금·조기노령연금
동아일보 DB

정년이 60세라곤 하지만 명예퇴직 등으로 50대 중반에 직장을 떠나는 사람도 많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고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급감하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급여나 사업 소득은 끊겼는데 연금도 나오지 않는 ‘연금 크레바스’는 노후 준비에 있어 가장 피해야할 위험 요인이다. 은퇴가 예상보다 앞당겨진다면 퇴직금을 활용하거나 보유한 현금자산을 우선 소진하라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4월부터 가입연령이 60세에서 55세로 낮아진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유주택(가입시점 시가 9억원 이하)에 계속 살면서 평생 동안 매달 일정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만 55세에 신청한다면 집값에 비례해 월 최대 138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을 정해진 나이보다 빨리 받는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할 수도 있다. 10년 이상 가입하고 현재 소득활동이 없다면 최대 5년까지 앞당겨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찍 받기 시작할수록 연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조기노령연금 수급개시시기를 1년 앞당길 때마다 연금액이 6%씩 줄어 5년을 앞당기면 30%나 감액된다. 주택연금의 경우 시가 6억 원 주택으로 만 60세에 가입할 경우 월 125만 원을 받지만, 만 55세에 가입하면 월 92만 원으로 33만 원 줄어든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는 “연금을 예상보다 빨리 받는 건 그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국민연금은 수급 개시 시점을 늦추는 게 유리한 만큼 이를 감안해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연금 목표는 현실적으로…지출은 미리미리 줄여야
사진출처=pixabay

대기업을 다니다 2년 전 퇴직한 58년생 김준희 씨(가명) 부부는 국민연금으로 월 19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최소 월 300만 원은 있어야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최근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월 120만 원을 받기로 했다. 퇴직금 등으로 조성한 현금 3억 원은 만일을 대비해 예금에 넣어두거나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은퇴자들이 여기는 노후 적정 생활자금은 부부 기준 평균 월 243만4000원, 개인 기준으로는 월 153만7000원이다. 이는 평균 52만6000원에 불과한 국민연금으로는 충족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층의 연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과 함께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으로 층층이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연금 목표액은 현실적으로 세워야 한다. 재무제표나 가계부 등을 활용해 자신이 확보한 연금이 목표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억지로 자산을 팔거나 보유한 자산을 무리하게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금 생활자가 되면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할 때처럼 소비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소비 규모를 한꺼번에 줄이기는 어려운 만큼, 은퇴에 앞서 미리 지출을 줄여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일본 금융청 산하 금융심의회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지출 구조를 최대한 합리적으로 바꿔야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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