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증권-보험사에도 회사채 담보 대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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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조원… 금융위기 이후 처음

한국은행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 최대 10조 원을 대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다. 중앙은행이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해 주는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임시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도입을 의결했다. 시중은행과 15개 증권사 및 한국증권금융, 6개 보험사는 일반기업이 발행한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를 한은에 제공하고 최장 6개월까지 자금을 빌릴 수 있다. 한은은 다음 달 4일부터 3개월 동안 10조 원 한도로 운용하되 금융시장 상황과 한도 소진 속도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거나 대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한은은 그동안 은행만을 통로로 적격 담보를 제공받고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증권사 등의 자금 조달 우려가 불거지자 이달 초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제도 도입을 시사해 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금 조달 문제,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등이 불거지며 신용경색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회사채 시장이 최근 다소 진정됐지만 금융기관의 자금 사정이 언제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한 안전장치”라며 “정부(금융위원회)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은행#회사채#담보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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