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주가 안정 관리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13일부터 내년 4월 12일까지 금전신탁계약을 통해 진행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의 이같은 결정은 향후 1년간 포스코 주가 방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 증권사 연구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의 13년만의 자사주 매입 결정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과거와 다른 점은 신탁 계약 기간이 1년에 달해 향후 1년간 주가를 방어할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이번 결정은 포스코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되고, 또 중국의 인프라 중심 철강 수요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과 맞물려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13일 증권사 연구원과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보다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케이프투자증권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IR을 통해 “애초 7월 중 계약 체결을 생각했지만 실무진 측에서 빨리 움직였고, 금전신탁과 직접취득 중 고민이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금전신탁이 장점이 있다는 판단 하에 결정했다”며 “공시 내용대로 1년 동안 1조원을 매입할 계획이고, 필요하다면 14일부터라도 매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속하게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목됐다. 포스코는 “예상보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커지면서 주가가 많이 저평가된 상황이었다”며 “작년 기준으로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사들에 비해 경영실적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지표에서 밀리는 모습이 보여 주가방어 및 개선의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포스코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지만 실질적인 주가 개선을 위해서는 실적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안정화로 인한 전방 수요산업의 반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철강수요 충격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철강수요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변 연구원은 이어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배에 불과해 역사적인 저평가 영역에 위치하고 있다”며 “중국의 건설과 제조업 현장에서 조업 정상화가 이뤄지고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든다면 주가는 주식시장 안정화와 함게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은 언제나 전방 수요산업인 자동차, 조선, 건설경기와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코로나19 안정화를 통한 전방산업의 수요가 회복돼야 실질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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