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서는 조원태…주주친화 전략으로 조현아 측 압박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5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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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한진칼 이사회 내용에 촉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다음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만간 주주가치 제고안 등 주주친화 당근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대립 중인 조원태 회장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까지 얻은 가운데 확실한 승부수를 내놓고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조 회장 측 한진칼 지분율은 33.45%, 조 전 부사장 측은 31.98%로 지분율 격차는 불과 1.47%P에 그친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오는 6일과 7일에 각각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주주 결집을 위한 주주가치 제고안 등이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관련 업계에선 한진칼이 대대적인 주주가치 제고안을 준비 중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이 내놓을 안의 큰 방향성은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군의 명분을 공격하기 위한 ‘투명 경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난달 31일 공동 전선 구축 사실을 알리며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 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라고 했다. 조 회장 측은 이에 맞서 투명 경영,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1년 전 내놓은 ‘비전 2023’과 연계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진칼은 지난해 2월에 오는 2023년까지 그룹 매출을 22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내용을 담은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비전 2023’에는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 주주 정시 정책 확대, 부동산 매각·개발 및 계열사 간 통합을 포함하는 사업구조 선진화 방안 등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후 한진칼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새로 만들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한항공도 같은달 지배구조헌장의 제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결의했다.

나아가 한진칼은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 거버넌스위원회 구성 변화 등을 꾀할 수 있다. 앞서 KCGI가 “한진칼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과 대한항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모두 한진 측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지적한 만큼, 대응에 나설 수 있단 분석이다.

아울러 한진그룹 내 호텔 사업 축소나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가진 호텔 사업을 정리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더 낮추는 것은 물론, 매각 대금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까지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비전 2023’에서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힌 송현동 부지의 즉시 매각 등에 나서거나, KCGI가 지난해 한진 측에 요청한 전자투표제 도입을 만지작거릴 수도 있다.재계 관계자는 “한진칼 측은 조 전 부사장 연합군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주주가치 제고안을 내놓고 주총 표 대결에서 승기를 잡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칼 주총일은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의 주주 제안이 이뤄져야 확정될 전망이다. 주주 제안 시한은 주총 기준 6주 전이다. 한진칼 측은 주주 제안 내용을 확인한 이후 내부 정리를 거쳐 주총 소집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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