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非노조 경영’ 81년만에 사실상 폐기…“미래지향 노사문화 정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8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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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창립 81년 만에 비(非)노동조합(노조) 경영 원칙을 사실상 폐기한다. 외부 비판을 받아들이고 시대적 흐름에 맞게 노사 문화를 정립하겠다는 취지다.

18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회사 안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 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재계는 삼성이 비노조 경영 원칙 폐기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했다.

전날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관련 재판 1심 판결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법정 구속되는 등 26명에게 유죄가 인정됐다. 1938년 삼성 창립 이래 81년 동안 삼성은 노조가 없어도 될 정도로 임직원의 권익과 복리 증진을 선제적으로 보장해 주겠다며 ‘비노조 경영’ 원칙을 인사노무 철학으로 내세웠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재판 당사자들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죄라고 주장하더라도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인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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