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 2.4兆 투자에 시장 반응 ‘긍정적’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4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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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가 가장 큰 수혜"
앱티브, 자율주행 글로벌 3위…기술·지재권 등 출자
"로보택시 2022년 양산 의미…의미있는 투자 시작돼"

현대차그룹이 2조4000억원을 투입, 글로벌 3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금투업계는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현대차그룹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 달러(한화 약 1조9100억원)을 비롯해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한화 약 4800억원) 등 총 20억 달러(한화 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한다. 계열사별 투자규모는 현대차 1조2387억원(지분율 26%), 기아차 6670억원(지분율 14%) 현대모비스 4764억원(지분율 10%) 수준이다.

앱티브는 GM의 부품사업부였던 델파이가 파워트레인 부문 사업을 분할하며 만들어진 회사로, 웨이모와 GM에 이은 글로벌 순수자율 기술 글로벌 3위 업체다. 2015년 오토마티카(410억원), 2017년 누토노미(4950억원) 등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 로보택시 시험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자율주행 전문기업으로서의 역량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 15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근무인력은 14만3000명에 이른다. 지난 20일 기준 시가총액은 26조6000억원이다.

차량용 전기, 전자장비를 비롯해 ADAS,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커넥티드 서비스 등 전자 및 안전 관련 등 전장부품 공급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리프트를 통해 이미 자율주행시스템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법인에 출자한다. 신설 합작법인은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미국 보스턴에 설립될 예정이다. 현재 개발처인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외에 한국에 추가적인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합작법인 전체 인력은 800여명 내외가 될 전망으로, 현대·기아·현대모비스 인력이 100명 미만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투자에는 콜옵션 조항이 있다. 앱티브가 합작회사 지분을 직간적으로 보유하는 사업부를 분할 매각해 지분가치 50% 이하인 계약을 처분할 경우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이번 투자와 관련,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간의 자율주행 합작회사 설립이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합작회사 성공여부를 지금미리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신영증권 문용권 연구원은 “앱티브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주요 파트너십을 체결하지 않고 있어 현대차 그룹과 밀접한 제휴가 가능하다”며 “인수를 하기에는 재무적·기술적 리스크가 있고 50% 미만의 지분 투자만 하기에는 기술 내재화에 한계가 크기 때문에 50:50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지분법손익으로 편입될 합작법인이 수년간 적자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선행 기술투자인만큼 우려 요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2024년 로보택시 양산을 언급했는데 이번 투자는 이보다 약 2년 빠른 양산일정을 의미한다”며 “연초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이어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의미있는 투자가 시작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흥국증권 박상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술력 부족으로 향후 완전 무인수준의 자율주행차시대에 불리했었으나 이번 투자로 큰 난제를 해결했다”며 “합작사를 통해 4,5단계 수준 자율주행소프트웨어를 개발, 자체적으로 공급받고 다른 업체에도 공급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대차그룹 3사의 역할분담은 미지수이지만 관련 부품을 생산, 공급할 현대모비스의 매력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투자로 부품계열사 현대모비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향후에도 이번 투자와 같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함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사용될 경우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는 것이 어렵다”며 “KB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정 수석 부회장이 지배하고자할 기업은 현대모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문용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합작법인 참여로 직·간접적 기술습득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완전 주행기술을 합작법인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룹 내 차세대 모빌리티에서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수혜폭은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순으로 클 것”이라며 “합작법인의 최대수혜자는 현대모비스로, 가장 작은 투자금액으로 앱티브의 연구개발 자원 및 지적재산권에 대한 접근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부문 중심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이법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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