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 용퇴… 새 사령탑에 정호영 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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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회장 “실적악화 책임” 사의… 신임 정 사장, 계열사들 CFO 역임
구광모 대표, 본격적 변화 추진… 올 정기인사폭 예년보다 커질 듯


LG그룹이 전격 고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 새 사령탑에 정호영 LG화학 사장(사진)이 선임됐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에 ㈜LG 재경팀장 및 서브원 CFO 등을 지낸 차동석 전무가 오를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현 대표이사인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를 수용하고, LG화학 정호영 사장을 신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정 사장이 내년 LG디스플레이 살림살이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 이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통상 11월 말∼12월 초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8년 동안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예정이지만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한 부회장은 8년 동안 LG디스플레이 수장으로서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개척해 LG디스플레이 발전에 기여한 성과는 크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신임 대표인 정 사장은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CFO를 두루 지낸 인물이다.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을 책임진 경험도 있어 내부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6년부터 LG화학 CFO를 지낸 정 사장은 지난해 LG화학이 신학철 당시 3M 수석부회장을 첫 외부 인사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뒤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겸임해 왔다. 정 사장은 17일부터 집행임원으로서 LG디스플레이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 및 이사회 등을 통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2019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단 6명 중 5명을 유임시키며 조직 안정을 우선 꾀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올해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부터는 본격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은 구 대표가 변화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과정이었다면 올해 인사부터는 실제 구 대표가 그리는 LG그룹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인사 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미래 먹거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및 상무급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 활발한 외부 인사 영입 등을 통해 변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LG화학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CHO 조직 산하에 조직문화·리더십 개발 담장 조직을 신설하고, 새 조직 수장으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싱가포르 지사에서 인사 업무를 맡아온 권혜진 상무를 영입했다. 또 ㈜LG에는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해 팀장으로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56)을 영입했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50)도 영입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lg그룹#임원#인사#한상범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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