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싼 아파트 기다리자”… 발길 뜸해진 청약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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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예고뒤 청약열기 주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로 일단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관심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아지고 분양권 거래도 주춤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싼 아파트가 나올 것을 기대하며 예비 청약자들의 수요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9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26일 개관한 경기 과천시 ‘과천푸르지오써밋’ 본보기집에는 3일 동안 총 1만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같은 과천 지역에서 올해 5월 분양한 ‘과천자이’ 본보기집에는 3일 동안 약 3만2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청량리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분양 성적도 기대치보다 낮았단 평가가 나온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25일 진행된 이 단지의 1순위 당해지역 청약 접수엔 전체 1195가구 모집에 1만7229명이 신청했다. 평균 14.4 대 1의 경쟁률이다. 절대적으로는 낮지 않은 경쟁률이지만 인근에서 3월 분양한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의 평균 경쟁률이 31.0 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열기가 많이 식은 것이다.

지난달까지 들썩이던 분양권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과 2월 각각 65건, 37건이던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는 5월과 6월 각각 106건, 75건으로 다소 올랐다가 이번 달엔(29일 기준) 28건으로 다시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당분간 시세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 단지에만 청약이 몰리고 나머지 분양 시장은 썰렁해지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는 주택 구매를 연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이 여파로 서울 시내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는 정도로 영향이 끝나겠지만 비인기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공급 물량을 줄여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당장은 분양가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단지의 청약이 과열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수요가 있는 지역에) 적절한 공급이 없는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서울 지역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연간 주택 매매가격이 1.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전국 준공 실적이 62만7000여 채로 크게 증가했고 최근 3년간 주택 인허가 실적도 장기평균치를 넘어서 당분간 공급 물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조윤경 yunique@donga.com·이새샘 기자
#분양가 상한제#청약#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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