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정유화학·중공업까지…주요 상장사 상반기 영업이익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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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7일 0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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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적재된 컨테이너 모습. © 뉴스1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적재된 컨테이너 모습. © 뉴스1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반도체, 화학, 철강, 중공업 등 수출 주력업종을 사업 분야로 영위하고 있는 주요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 저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삼성,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 대상국의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50~80%가량 급감했다.

글로벌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주요 수출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80% 급감, 삼성전자도 56% 감소

삼성전자 연구원이 마이크로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연구원이 마이크로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13조224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무려 80%나 감소한 1조3664억원에 그쳤다. 2분기(4~6월)만 놓고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8% 급감한 6조4522억원, 영업이익은 89% 줄어든 6376억원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이 9.8%에 불과한 것으로 지난 1분기 20%대 영업이익률보다 10%p나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올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긴 했지만, 시장 전망치도 크게 밑돈 것으로, SK하이닉스가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2년 4분기 2%를 기록한 이후 26분기(6년6개월)만이다.

오는 31일 확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24% 줄어든 56조원의 매출과 56.29% 감소한 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108조3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5% 줄었고, 영업이익은 12조7300억원으로 58.2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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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기업의 부진은 글로벌 D램 가격 하락과 메모리 시장 불황, 미·중 무역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이 부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40%, SK하이닉스는 30%가량으로 두 기업의 전 세계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무려 70%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 수요 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의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모두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모든 제품군에서 단위당 원가 절감이 있었으나 큰 폭의 가격 하락을 모두 상쇄하지 못했다”면서 “글로벌 무역마찰이 격화되며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으며, 이는 일부 고객들의 보수적인 구매 행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원가는 오르고 수출은 부진…정유화학, 철강, 중공업도 우울

정유화학기업들이 모여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시 제공)
정유화학기업들이 모여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시 제공)
정유화학, 철강, 중공업 등 전통적인 수출 주력 업종의 상반기 실적도 부진하다. SK이노베이션의 올 상반기 매출은 25조952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8286억원으로 47.0% 감소했다.

2분기만 놓고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13조1035억원, 영업이익은 41.6% 감소한 4975억원이다.

SK네트웍스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제품·원재료 간 가격 차이)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상반기 매출은 13조816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428억원으로 59.9% 급감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은 1.8% 증가한 7조1774억원, 영업이익은 62% 감소한 2675억원이다.

정호영 LG화학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은 “석유화학부문의 시황 악화와 T/A(대정비) 영향, 전지부문의 비경상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조선업도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의 올 상반기 매출은 32조3355억원, 영업이익은 2조271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17.1% 줄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6조3213억원, 영업이익은 14.7% 감소한 1조686억원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상반기 매출은 13조3152억원, 영업이익은 3464억원이다. 매출은 0.7% 증가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48.2% 줄었다. 2분기 매출은 6조8237억원, 영업이익은 2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40.8%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부문의 경우 지난 상반기 미중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다”며 “하반기에는 LNG선 대형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韓 수출 8.5% 감소, 상장사들 예고된 실적 부진

이 같은 주요 상장사의 실적 부진은 올 상반기 수출 실적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예고돼 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2715억4900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5% 급감한 474억7100만달러에 머물렀다.

석유화학은 13% 줄어든 217억1800만달러, 석유제품은 8.5% 감소한 201억2100만달러, 철강은 4.9% 감소한 159억5800만달러였다. 디스플레이도 12.7% 줄어든 97억1700만달러로 수출이 부진했다. 자동차는 216억9300만달러로 7.0% 증가했지만 원화강세에 따른 것으로 수출 자체는 여전히 부진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50조9534억원의 매출과 26.4% 늘어난 2조6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의 경우 매출 26조9664억원과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0만4916대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의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18조2000억원의 매출과 14.3% 늘어난 1조12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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