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만난 여행자보험… 앱 터치 몇번하면 “가입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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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품에 한번 가입해두면 필요할때 스위치처럼 ‘온-오프’
공인인증 없이 결제만 하면 돼 온라인서 보험 쿠폰 사서 선물도
보장범위-금액 등 꼼꼼히 따져야


직장인 A 씨(30)는 최근 여름휴가를 떠날 때 자주 사용하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 각종 인증서를 내려받고,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던 과거와 달리 가입이 간단했다. 로그인한 뒤 여행정보,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상품 유형을 선택하고, 최종 가입하기까지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여행자보험이 핀테크를 등에 업고 쉽고 간편하게 진화하고 있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스위치’처럼 껐다 켜는 보험이 등장하는가 하면 ○○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앱에서도 클릭 몇 번으로 여행자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이런 혁신 덕분에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도 2016년 229만 건에서 지난해 308만 건으로 늘어났다.

최근 여행자보험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다. 그동안은 보험업법 규정 때문에 소비자가 같은 보험에 다시 가입하더라도 그때마다 상품을 안내받고, 전자서명을 해야 했다. NH손해보험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해당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받아 6월 12일 ‘온오프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했다. 한번 가입을 해두면 그 후부터는 정보 입력, 상품설명 확인, 공인인증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여행을 갈 때마다 그에 따른 보험료만 결제하면 된다. 또 두 번째 여행부터는 보험료도 깎아준다. NH손보는 인터파크, G마켓에서 살 수 있는 ‘보험쿠폰’도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자보험을 선물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보험 가입 경로도 다양해졌다. 핀테크 기업인 토스나 삼성페이, 카카오페이에서도 여행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뱅크샐러드도 최근 NH손보와 유사한 ‘스위치 보험’을 내놨다. 공항에서 급하게 가입할 필요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꼼꼼히 따져보고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보험사들도 여행자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여행자보험은 단기간 가입하는 상품으로 보험료가 워낙 저렴하다 보니 보험사의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데다, 여행자보험이 젊은 가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통로라는 계산이 나오면서 보험사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다만 가입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유럽여행을 위해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던 정모 씨(23)는 보상수준에 크게 실망했다. 독일에서 현금 90만 원과 액세서리가 가득 담긴 여행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지만 보험사에서는 내용물은 보상이 안 되고 캐리어에 대한 최대 보상한도도 20만 원이라고 알려왔다.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보장 범위나 금액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서비스로 제공되는 여행자보험은 보장 범위가 좁기 때문에 보장 내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이혜림 인턴기자 서울대 국어교육학·언론정보학 4학년
#핀테크#여행자보험#간편결제#보험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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