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건조기 자동세척 기능 논란에 “성능 영향 없어” 반박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8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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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건조기 '자동 콘덴서' 기능 지적하는 소비자 불만 늘어
'엘지건조기자동콘덴서문제점' 밴드 회원 1만4000명 돌파
LG "극히 일부 사례에서 콘덴서 먼지 쌓여…성능 영향 없어"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에 탑재된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 측은 소비자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건조기 내 먼지로 인한 성능 저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8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의 트롬 건조기에 탑재된 열교환기 자동세척 기능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열교환기란 건조통에서 빠져 나온 고온다습한 공기를 통과시켜 수분을 응축하고, 공기를 냉각시키는 부품이다. 공기가 계속 지나가므로 먼지가 쌓이기 쉬워, 주기적인 청소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전자는 트롬 건조기는 ‘자동세척’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가 수동세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강조해왔다. LG전자 측은 구체적으로 “LG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은 건조할 때마다 3개의 물살로 콘덴서를 자동으로 씻어준다”며 “고객들은 건조기가 알아서 콘덴서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줘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홍보해왔다.

그런데 자동세척 기능만으로 먼지가 충분히 세척되지 않으면 오히려 자동세척을 하기 위해 분사되는 물 때문에 남아있던 수분과 먼지가 결합돼,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생 상의 문제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열교환기 효율이 떨어져 건조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엘지건조기자동콘덴서 문제점’이란 이름의 네이버 밴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불만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휴대폰으로 건조기 내부를 촬영하거나, 서비스 기사 방문 시 촬영한 동영상 등을 공유하며 제조사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소비자가 직접 조치를 할 수 없고 서비스 기사를 불러야 하며 서비스 기간 이후의 비용 문제와 기사를 불러야 하는 번거로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한 밴드 회원은 머리카락과 이물질이 낀 건조기 먼지망 영상과 함께 “지난해 10월에 구매해서 일주일에 3~5회 정도 건조기를 사용했다”며 “머리카락이 저렇게 많은 것은 먼지망이 제 기능을 못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지난해 10월 14kg 용량의 건조기를 구매했고, 올해 2월 냄새 문제 때문에 서비스 접수를 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성능 테스트만 받았다고 밝혔다.이 회원은 직접 내부를 뜯어보니 자동세척이 된다고 믿기 어려웠다며, 서비스 기사가 셀프 세척 방법을 알려줬지만 수동 세척을 해도 깨끗할지 정확하지 않다고 우려하며 대책을 강구했다.

지난해 9월에 건조기를 구입했다는 한 회원도 최근 수건이 덜 말라서 냄새가 나는 줄 알고 30분 추가 건조를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물 쓰는 기계에 녹슨 부분까지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LG전자의 건조기 논란과 관련해 ‘소비자 우롱하는 **건조기 리콜 및 보상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당초 작성한 게시물에서 회사명은 블라인드 처리됐지만,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청원인이 5000명을 넘어섰다.

작성자는 “1만 명의 항의와 수백 건의 증거도 묵살하고 제대로 되지도 않는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으로 먼지, 세균 및 악취를 유발하는 것도 모자라서 지금까지도 계속 과대과장 광고로 전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건조기 리콜과 강력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건조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LG전자 측 또한 내부적으로 소비자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먼지가 쌓이는 것이 콘덴서 기능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LG전자 측은 “먼지가 많이 나오는 옷감들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건조하는 등 극히 일부 사례에서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며 “콘덴서에 먼지가 보이는 것이 건조기 성능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불편을 느끼는 고객의 경우 서비스 엔지니어가 방문해 제품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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