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홀린 벚꽃음료… 동남아가 반한 스낵… ‘K-PB’ 수출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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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자체브랜드 해외서 호평

홍콩 슈퍼마켓 파크&숍 매장에 설치된 GS리테일 PB 전용존. 향후 수출 PB 상품 종류를 더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제공
홍콩 슈퍼마켓 파크&숍 매장에 설치된 GS리테일 PB 전용존. 향후 수출 PB 상품 종류를 더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제공
지난해 새로운 수입 상품 발굴을 위해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돌며 현지 업체를 만난 GS리테일 자체브랜드(PB) 개발팀은 대만의 한 유통업체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시즌 음료를 대만으로 수입하고 싶다”며 역제안을 했다.

대만에서 수입을 원한 제품은 GS25에서 판매하는 ‘벚꽃음료 시리즈’로 GS리테일이 최근 개발한 PB 상품이었다. 대만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을 다녀온 관광객들이 해당 음료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귀국하면서 여러 병씩 구입해 오는 관광객도 있다”며 수입을 원했다.

수입할 제품을 발굴하러 해외로 갔다가 오히려 역제안을 받은 GS리테일은 지난해 벚꽃 음료 30만 캔을 대만에 수출했다. 수출한 음료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완판되자 GS리테일은 수출 대상을 중국으로까지 넓혔다.

호주와 베트남 등에선 라면이나 스낵류가 인기다. 이 제품들도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PB 상품으로 김치찌개 라면, 신당동 떡볶이 스낵 등 한국 음식을 주 테마로 삼아 개발한 제품들이다. GS리테일의 PB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홍콩 슈퍼마켓 업계 1위인 파크&숍 매장에는 GS리테일의 PB 상품 전용존까지 설치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PB 상품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수출 국가도 미국을 포함해 28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가성비를 앞세워 유통업체들이 선보인 PB 상품들이 최근 품질을 인정받아 잇따라 수출길에 오르면서 ‘K-PB’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세계 10대 백화점 중 하나인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 매장. 분더샵 컬렉션은 입점에 앞서 열린 사전행사에서 현지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지난달 세계 10대 백화점 중 하나인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 매장. 분더샵 컬렉션은 입점에 앞서 열린 사전행사에서 현지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피코크’는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넓은 편인데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 수도 호찌민의 인구 밀집지역인 고법 지역에 있는 이마트 1호점에선 1000여 종의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스낵류는 판매량이 현지 스테디셀러와 다른 해외 브랜드 제품을 제칠 만큼 인기가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필리핀 유통기업인 ‘로빈슨스리테일’과 이마트 PB 전문점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까지 필리핀 내 주요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 이마트 PB 전문점을 40곳까지 여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가정간편식 PB인 피코크는 중국, 몽골 등에 수출하고 있다.

유통업체의 PB 제품은 식음료뿐 아니라 패션 쪽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의류 부문 PB인 ‘분더샵 컬렉션’은 패션업계에서 문턱이 가장 높은 뉴욕, 파리 등에 도전장을 던졌다. 2017년 바니스 뉴욕 백화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파리 르봉마르셰, 올해는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입점에 성공했다. 지난달 국내에 론칭한 롯데백화점의 안경 부문 PB인 ‘뷰’는 가성비와 품질을 앞세워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은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국내 유통업체가 선보인 PB 제품은 한국산 제품이면서 가성비도 좋아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유통업계#pb제품#자체브랜드#벚꽃음료#k-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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