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6084억 유상증자에 임직원 불만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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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 두산건설에 3000억 지원… 신주 20%는 우리사주조합 우선 배정
직원들 “경영진 사재 출연 솔선해야”, 회사측 “설명회 열어 오해 풀것”

“두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

두산중공업 최형희 대표(부사장)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처럼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최근 6084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두산건설에 3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두산건설에 앞으로도 돈이 더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임직원 사이에 돌자 내린 조치다.

26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지분 75.8%를 보유한 두산중공업은 19년 만의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건설에 3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지원금을 제외하고는 앞으로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임직원들이 ‘추가 지원’을 걱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두산그룹 계열사로부터 2011년 이후 지원받은 금액이 1조4900억 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의 경영악화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지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일산위브더제니스’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미분양 때문에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5518억 원을 냈다. 지분법에 따라 이를 주식평가손실로 반영한 두산중공업도 지난해 421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번 증자에 그룹의 지주사인 ㈜두산도 1500억 원 이상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의 일부 임직원들은 이번 유상증자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의 신주 발행 물량 중 20%는 임직원이 참여한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우리사주조합은 1995년 만들어졌지만 보유 주식이 없어 이번에 처음 배정받게 됐다.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블라인드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친환경’ 에너지정책 기조에 따라 성과를 내기 힘들어 주가가 줄곧 하락하고 실적도 부진한데 어떻게 우리사주를 살 수 있겠냐”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한 직원은 “경영진이 사재라도 출연하는 모습을 보여야 구성원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 참여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고, 유상증자와 관련한 오해는 조만간 내부 설명회를 열어 해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두산#유상증자#임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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