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국가 수매제 35년 만에 부활…농가 숨통 트이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6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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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 면에서 값싼 수입밀에 밀리면서 늘어난 재고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한숨 짓고 있는 국산 ‘우리밀’ 재배농가에 희소식이 날아왔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84년부터 중단됐던 ‘우리밀 수매 비축제’가 올해부터 재개된다.

우리밀 수매 비축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우리밀 1만여t를 수매하기 위해 관련 예산 100억원을 확보하면서 35여년 만에 부활된다.

수매 예정량 1만여t은 2017년에 생산된 우리밀 3만7000여t의 27%에 해당하는 양이다.

정부는 우리밀 수매비축사업을 aT에 위탁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용도별 고품질 밀 수매를 원칙으로 ‘수매품종 제한과 품질 등급별’ 매입 가격 차등화를 통해 고품질 밀생산을 집중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품위 규격(농산물 검사규격) 외에 품종 순도(약 80% 이상)와 용도별 단백질 수준 등을 반영한 품질 등급 규격을 올해 신설할 예정이다.

우리밀을 재배 농가들의 경우 지난해 계약재배를 체결한 수매단체들로부터 ‘수매 대금’ 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계속해서 농사를 지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국가 수매비축제가 부활 한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나주 왕곡면 송죽리에서 10년 넘게 우리밀 농사를 지어온 정모씨는 “지난해 6월말에 계약 재배한 우리밀을 조합에 출하했지만 수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올해부터 정부에서 수매를 해준다면 농사를 계속 짓고 싶다”고 말했다.

우미밀 재고가 늘어 난데는 정부 책임도 크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우리밀 자급률을 2020년 5.1%, 2022년에는 9.9%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군대·학교급식 등 대형 소비기반 확충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그 결과 우리밀 자급률은 2008년 0.2%에서 2016년에는 1.6%로 8배까지 늘었지만 수입밀 대비 가격이 4배가량 비싼 탓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마땅한 소비처를 찾지 못해 재고가 매년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소비기반 확충 실패는 악성재고 증가에 이어 우리밀 자급률 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

2016년 우리밀 생산량은 3만8705t에 자급률은 1.8%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우리밀 생산량은 2만4115t으로 급감했고 자급률은 0.8% 수준으로 곤두박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가 수매비축제가 부활되면 재고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우리밀 재배농가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재고로 쌓인 우리밀 1만여t이 비축용으로 전환 될 경우 고질적인 재고 문제와 수급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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