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아시아신탁 인수… 부동산신탁 경쟁 가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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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급성장하자 5위 업체 사들여… 부동산금융 통해 다양한 서비스
KB금융-하나금융은 이미 진출

신한금융그룹이 국내 5위의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을 사들이며 부동산신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지 두 달도 안 돼 이뤄진 인수합병(M&A)이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 부동산금융 서비스’를 강화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NH농협금융,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도 잇달아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그동안 11개사가 과점해온 부동산신탁 시장에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 신한금융 “부동산 ‘원패키지’ 서비스 제공할 것”

신한금융지주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신탁 지분 인수 안건을 통과시킨 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과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아시아신탁 대주주와 기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100%다. 신한금융은 우선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 원에 인수하고 나머지는 2022년 이후 사들이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 40%의 구체적인 인수 시기와 가격은 2022년 이후 결정된다.

2006년 출범한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신규 수주 실적이 900억 원 규모로, 업계 5위의 중견 신탁사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아 부동산의 관리, 임대, 운용, 개발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서비스업이다.

신한금융 측은 “부동산신탁업은 그룹의 중장기 비전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라이선스만 있었던 신한금융은 이번 신탁사 인수를 통해 시공사와 손잡고 직접 부동산 개발이나 분양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신탁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부터 임대, 상품화까지 부동산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원패키지’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동산신탁업 지각변동 예고

이로써 신한금융은 KB금융지주(KB부동산신탁), 하나금융지주(하나자산신탁)에 이어 신탁회사를 거느린 세 번째 금융지주가 됐다. 여기에다 정부가 내년 중 최대 3곳까지 신탁업 신규 인가를 해준다고 밝혀 부동산신탁 시장을 둘러싼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NH농협금융, 우리은행 등이 신탁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존 신탁사를 인수하는 것과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정부의 신규 인가를 받는 방식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경험이 많은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도 신탁업 신규 인가 티켓을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사들이 부동산신탁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사의 수수료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1% 성장하며 지난해 말 1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65.1%에 이르는 ‘알짜 사업’이다.

부동산신탁 시장이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종합 부동산금융 서비스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대출, 투자, 매각 자문 등 부동산과 관련된 종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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