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AI시대, 음성인식 기술 굉장히 중요해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1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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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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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두가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AI 대중화 원년’이다. 이제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도 미리 고민해야 할 때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사장)는 30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 2018) 개막을 앞두고 연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개인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제조사들은 핵심 정보인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이를 클라우드에 보관하려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질 수 있는 데이터 유출에 대한 ‘공포심’을 배려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AI 시대를 맞아 기존 구글과 애플 등이 각각 ‘안드로이드’와 ‘iOS’ 등으로 주도해 온 플랫폼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음성인식 기술이 굉장히 중요한 전환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어 나가는 가운데 기업별로 자체 음성인식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가 연간 5억 대의 디바이스(기기)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최대 전자업체라는 강점을 활용해 앞으로 바뀔 AI 생태계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미국 IT 업체들이 ‘AI 스피커’들을 출시하는 이유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기기가 없다보니 가장 쉽고 싸게 만들 수 있는 스피커 제품을 고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이 가장 잘하는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경쟁사들이 더 잘하는 분야에선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김 대표는 “협력 모델을 어떤 조건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한 협상 관건이 될 텐데 삼성전자는 매년 5억 대의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한다는 점을 협상 포인트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처럼 반드시 구글 등 타사의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협상해나가겠다는 의미다.
AI 시장 선점을 위해 대형 기업간거래(B2B)에도 집중 투자한다고 했다. 건설사 등과 손잡고 새로 짓는 집들에 삼성전자 AI 가전을 빌트인하는 방식 등이다.

삼성전자 소비자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밀레니얼(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방식에 맞춘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생활가전부문에 ‘라이프스타일 랩’을 신설했다. 소비심리학, 컴퓨터 공학, 기계공학,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돼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연구하는 조직이다.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들이 지갑을 여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생활가전 사업에선 가장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소비자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베를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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