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기아자동차는 2일 아프리카 말라위 릴롱궤에서 ‘기아 호프 그린 라이트 스쿨’의 운영권을 현지 주민에게 넘기는 기념식을 가졌다. 기아자동차 제공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유원식)과 기아자동차는 2일 말라위 릴롱궤에서 ‘기아 호프 그린 라이트 스쿨’의 운영권을 지역사회에 넘기는 기념식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그린 라이트 스쿨은 기아차가 글로벌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하는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Green Light Project·GLP)’의 하나이다. GLP는 빈곤지역의 교육과 보건, 경제 등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설물 건설 등과 같은 지원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민이 시설물을 스스로 관리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기아차는 이미 르완다 가나 등 6개국 7개 지역에서 민간단체들과 공동으로 중등학교와 보건센터, 직업훈련센터 등을 세우며 GLP를 진행해 왔다.
말라위에서는 수도 릴롱궤와 살리마에서 2013년부터 클리닉 센터와 이동식 클리닉, 학교, 도서관, 그린 라이트 스쿨 등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특히 살리마에서 진행한 보건사업은 지난해 시설 운영권이 현지 주민에게 넘겨졌고, 의료 시설이 부족한 지역사회에 주요 시설로 자리 잡을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 라이트 스쿨 프로젝트는 릴롱궤의 차방고 지역에서 2014년 9월부터 중등학교의 건립과 운영, 지역사회 자립모델 구축 등과 같은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차방고는 농사할 땅을 잃은 도시 빈민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아동들이 에이즈 등 질병과 마약, 폭력 같은 범죄에 노출돼 있던 곳이다. 이곳의 중등교육 학비는 노동자 한 달 임금에 해당할 정도로 높아 진학률이 30%에 채 미치지 못한다.
기아차는 학교를 개교할 당시 방앗간을 함께 지어주면서 말라위의 주식인 옥수수를 가공해 가루를 만들고 제빵 사업과 학교 매점 운영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주민과 학부모들은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그 결과 5년 만에 학교 최소 운영비인 8만 달러를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등록금으로 낼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설 정도로 자립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원화 기아대책 말라위 기대봉사단은 “말라위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립학교가 있지만 교사들이 기초적인 산수도 못 하거나, 수업을 하다 점심시간에 집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 등 운영이 매우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2014년부터 그린 라이트 스쿨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면서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업이 본격화됐고, 빈곤의 대물림을 근절할 수 있다는 희망도 심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린 라이트 스쿨에서 배출된 졸업생은 첫해 80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80명에 달한다.
그린 라이트 스쿨 졸업 후 대학생이 된 매슈 반다 씨(25)는 “어린 시절에는 어떤 배움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냈다”고 고백한 뒤 “하지만 그린 라이트 스쿨은 단순한 교육 서비스가 아닌 내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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