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4∼6월) 수도권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1분기(1∼3월)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조로 수도권 경기는 개선됐지만 강원권은 평창 겨울올림픽 종료로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가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15개 지역본부에서 지역 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경제 동향’ 모니터링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와 의약품 덕분에 수도권 경기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고 최근 증설된 생산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반도체 생산이 소폭 증가했다. 의약품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의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여 소폭 늘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악재를 맞았던 호남권 경기는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자동차와 철강 생산은 감소한 반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수요가 늘면서 가전제품 생산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부산·경남권 경기는 1분기 제조업 생산이 소폭 감소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자동차 수출과 선박 수주가 부진하고 이들의 생산 감소가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제조업 부진을 가져왔다.
강원권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나면서 1분기보다 악화됐다. 한은은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일부 리조트가 올림픽 관련 시설물의 복구공사에 돌입하면서 이용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충청과 대구·경북 지역은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은 수도권과 충청, 부산·경남 지역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4, 5월 두 달간 전국의 월평균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쳐 1분기(18만 명)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의 4, 5월 월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만3000명, 6만2000명 늘어나 1분기(18만3000명, 7만8000명)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부산·경남은 지난해 4, 5월보다 3만9000명 줄어 1분기(―1만6000명)보다 더 많이 줄었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만 명의 취업자가 감소했던 대구·경북은 4만 명 줄어 감소폭이 축소됐다. 호남, 강원, 제주는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전국의 주택가격은 3월 말보다 평균 0.02% 상승해 1분기 상승폭(0.15%)보다는 축소됐다. 수도권과 호남의 오름폭은 축소되고 대구·경북권은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강원과 제주는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부산·경남과 충청은 하락폭이 커졌다.
한은은 수도권과 충청, 강원, 제주권에서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와 석유화학·정제, 기계 장비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돼 향후 유지·보수 위주의 투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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