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대신 1000株… 삼성증권, 황당 배당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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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 지급과정 입력 실수, 1주 4000만원 된 셈… 112조 규모
일부 직원 바로 매도해 주가 하락
금감원 “처리 과정 등 모니터링”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입력을 잘못하는 바람에 주당 1000주를 배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수백억 원대의 주식을 받은 직원 일부가 이를 시장에 내다 팔면서 삼성증권은 이날 오전 전일 대비 11% 이상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각 직원 계좌에 입금된 배당은 총 28억3000만여 주에 이른다. 담당 직원이 ‘1주당 1000원’을 ‘1주당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금액으로 치면 주당 약 4000만 원이 입금됐다. 총액으로 보면 삼성증권 시가총액의 30배가 넘는 112조 원 규모다.

40여 분 뒤 사내 공지를 통해 주식 매도를 금지하고 회수를 시작했지만 이미 10여 명의 직원이 시장에 주식을 내다판 뒤였다. 이 사이 매도된 물량은 총 501만2000주로 전날 종가(3만9800원)로 계산하면 2000억 원 규모다. 전체 발행주식 수(8930만 주)의 5.6%에 이르는 공매도가 이뤄진 셈이다.

삼성증권은 잘못 지급된 자사주를 매도한 직원들로 하여금 이날 장이 마감하기 전까지 다시 사들이도록 했다. 일부 직원이 내다판 주식은 회사에서 다른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매수자에게 지급하는 대차거래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후 해당 직원에게 비용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주식을 판 뒤 주가가 오르는 바람에 같은 양의 주식을 사들이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경우다.

배당금 지급 절차는 별도의 모니터링 없이 이뤄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사고 수습, 관련자 문책 등 처리 과정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한 후 검사실시를 검토할 계획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삼성증권#배당#실수#우리사주#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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