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한 플레이어 2명이 도시를 침략한 외계 곤충을 레이저건으로 물리치는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게임 화면 속 플레이어는 4명이다. 나머지 2명은 5km 떨어진 신촌 VR 테마파크(브라이트)에서 접속한 유저들이다.
KT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같은 편이 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기능을 처음 시연했다. KT의 ‘5G 플랫폼화’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KT는 5G를 단순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가상화 등 ‘솔루션’과 커넥티드카, 드론 등 ‘서비스’를 연계한 통합 플랫폼으로 봤다. KT는 국내 게임업체인 드래곤플라이와 손잡고 5G 게임(스페셜포스)을 내놓은 것처럼 실감형 미디어와 단말, 보안 등 이종 산업 간 기술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분기(4∼6월)에 104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5G 오픈랩’도 열 계획이다.
KT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5G 상용화 시점을 내년 3월로 못 박았다. ‘진정한 5G’라는 표현도 여러 번 나왔다. 오경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끊김 없는 이동성과 전국 커버리지, 단말기가 모두 보장돼야 진정한 5G”라며 “미국 버라이즌 등이 올 하반기(7∼12월)에 상용화한다는 5G는 고정형 초고속 인터넷(FWA) 방식으로 지금 KT 기술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진정한 5G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상용화 초기에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 주된 타깃이기 때문에 개인 고객이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5G 모바일 단말기는 내년 2분기에 나올 예정이고, 초기 5G망 구축 역시 주요 도시부터 부분적으로 깔고 나머지는 기존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커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첫 5G 올림픽으로 치러진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과도 공유했다. KT는 3년간 평창 5G 시범서비스를 준비하며 100여 건의 핵심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전자, 인텔 등과 함께 만든 ‘평창 5G 규격’은 85%가 글로벌 표준에 반영됐다. 세계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3GPP)에 제출한 5G 관련 기고서 386건 중 79건이 표준으로 채택되는 성과도 올렸다. 이는 3GPP 소속 글로벌 통신사 중 4번째에 해당한다. KT가 올림픽 후원금으로 약 1000억 원을 썼지만 그 이상의 경제효과를 얻었다는 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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