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발표
28년째 신동빈 회장과 인연… 뉴롯데 선봉
국내외 정세 밝아 ‘전략통’ 꼽혀
롭스 대표 선우영… 첫 여성CEO 탄생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63)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신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황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롯데의 2인자 자리를 굳혔다.
롯데그룹은 10일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황 부회장의 승진과 그룹 최초 여성 대표이사의 발탁이다.
황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전략 담당으로 신 회장이 강조하는 ‘뉴 롯데’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황 부회장과 신 회장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회장이 당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했을 때 황 부회장이 직속 부하였다. 황 부회장과 신 회장은 당시 함께 일하며 ‘기업의 미래 가치는 고객, 주주의 평판에서 온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신 회장은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며 기업의 신뢰와 가치는 우수한 실적은 물론 고객과 주주의 좋은 평가를 바탕으로 했을 때 제대로 쌓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신 회장이 롯데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롯데의 분위기는 달랐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화려한 겉치레는 지양하고 내실을 추구한다”는 경영철학이 그룹 곳곳에 깔려 있었다. 이 때문에 대외활동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재계 관계자는 “황 부회장은 기업이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관계사, 주주, 고객, 시민단체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신동빈 회장이 이를 높이 평가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길 때 황 부회장과 함께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후 황 부회장은 롯데쇼핑을 상장할 때 사내 반대파를 설득하는 데 앞장서 신 회장이 추구하는 ‘투명한 롯데’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황 부회장은 독학으로 배운 일본어와 영어 실력도 출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임직원들에게 세계 주요 언론 기사를 e메일로 보내고 일본 롯데 경영진을 만날 때는 직접 일본어로 소통한다. 롯데 관계자는 “회사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불릴 만큼 국내외 정세에 밝고 문화, 스포츠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계열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는 그룹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되는 등 여성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52)이 롯데 롭스(LOHB‘s) 대표로 선임되는 등 30여 명의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신 회장은 2015년에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 CEO를 배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선우 신임대표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온라인부문 업무 등을 수행하며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기여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에 기여한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60)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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