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연간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우며 연간 영업이익 50조 원 시대를 기록한 날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위기론’에 대한 우려와 고민을 꺼냈다.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과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한 해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한편으론 회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진 한 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기존에는 동종 업체끼리 치열했지만 이제는 타 업종하고도 경쟁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잘못 판단하면 커다란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TV와 생활가전, 모바일 등 주요 제품 시장이 이미 빠르게 포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빨리 찾지 못하면 언제든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에서 당시 CE부문장이었던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여러 척의 어선이 공동 작업을 하는 선단(船團)에 비유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인한 오너 부재 상태를 ‘선단장 없이 고기 잡으러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구조 재편이나 인수합병 같은 대형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김 부문장은 “지난해 윤 부회장이 얘기한 상황이 지금과 여전히 크게 다르지 않다”며 “위기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도 어려움이 있고 특히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하려면 회사 전반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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