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 5.6% 증가… 두달만에 또 ‘트리플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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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1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지난달 국내 소비가 8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생산과 투자도 함께 늘어 올해 9월 이후 다시 한 번 ‘트리플 성장’을 보였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민간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10월보다 5.6% 늘었다. 2009년 2월(5.8%)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소매판매액지수도 128.8로 199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가 늘어난 데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온라인 쇼핑몰의 대형 할인행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光棍節)’ 등에 대응해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대형 할인행사를 진행한 것이 소비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신기기는 전월보다 소매판매가 17.1% 늘었다.

여기에 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겨울옷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의복 소매판매는 9.7% 증가했다. 통계청은 “10월 판매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일부 있었지만 기저효과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 만큼 소비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10월 큰 폭으로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이 늘면서 10.1% 증가했다. 올해 3월(13.4%)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제조용 기계의 수입금액은 14억4000만 달러로 10월보다 50% 늘었다. 전체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1.2% 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건설업이 3.8% 감소했지만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11월 자동차 생산이 전월보다 4.2% 늘었고, 주식거래 실적 호조로 서비스업 생산은 2.5% 증가했다.

다만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래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9월 101.6으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수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어 과장은 “부정적인 신호는 맞지만 이 같은 흐름을 추세라고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세계 경제 개선, 수출 증가세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통상 현안, 북한 리스크 등 위험요인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등 장기적인 측면에선 불안한 부분들이 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반도체 수출이 많이 늘었지만 1년 이상 지속된 반도체 호조가 계속 이어질지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소비#성장#통계청#산업활동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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