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新북방전략’… 러 극동지역 개척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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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5성급 호텔 535억, 연해주 영농법인 330억에 인수
中사업손실 만회 위해 신시장 개발… 동남아 투자 이어 극동공략 본격화

롯데가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에 나서며 ‘신(新)북방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호텔롯데와 롯데상사가 현대중공업 소유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과 농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호텔롯데는 현대호텔(블라디보스토크 비즈니스센터)의 지분 100%를 535억 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호텔은 블라디보스토크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이다. 롯데상사는 서울 면적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만 ha 규모의 연해주 지역 토지의 경작권 및 영농 법인을 33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2건의 인수 금액은 총 865억 원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에서 2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호텔은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에 연회장 5개, 객실 153개를 갖추고 있다. 롯데가 극동지역으로 호텔 사업을 확장하면서 롯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블라디보스토크 호텔은 내년 2월쯤 각종 신고절차가 완료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실사와 리브랜딩 등을 거쳐 내년에 롯데의 10번째 해외 호텔로 새롭게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농장을 인수한 롯데상사는 현지 직원의 고용을 승계해 옥수수, 귀리 등의 작물 재배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과 가까운 연해주에 영농 사업 기반이 마련된 만큼 유통 및 식품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농장 재배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관리(SCM)’ 체계가 완성됐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올해 중국 사업에서 큰 손실을 입은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7월 이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출장에 나서며 동남아에서 유통, 화학, 외식 등 전방위 분야의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 ‘신북방정책’을 발표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롯데 측은 “관광, 유통, 식품 등의 사업을 러시아에서 활발히 펼쳐왔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극동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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