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SK루브리컨츠 내년 상반기 상장 계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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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 통해 인정받을 것… 배터리부문은 더 키워 분사”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지크(ZIC)’를 생산하는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상장 시기는 내년 상반기(1∼6월)가 유력하다.

22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은 서울 종로구 SK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바자회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SK루브리컨츠 상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윤활유 시장은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데 그간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공개를 통해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장 포텐셜(잠재력) 관점에서도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은 2조8677억 원이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엔진오일 브랜드 지크로 유명하다.

현재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관련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는 정유사업만으로는 큰 이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동 정세에 따라 유가가 출렁이면 정유사업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비(非)정유부문이나 윤활유 사업을 키우는 추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크 같은 윤활유는 원유를 정제하고 마지막에 남은 기름(잔사유)에서 뽑아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가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고 이윤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강화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삼성SDI에 이어 국내 3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이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분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기차가 늘면 내연 기관차가 줄어드는 등 배터리 사업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금은 (배터리 부문 분사) 계획이 없다. 좀 더 키워서 분사해야 한다”고 말해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사업을 떼어낼 생각임을 시사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sk이노베이션#김준#상장#sk루브리컨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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