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첫 타깃… 檢포토라인 선 ‘갑질 프랜차이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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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미스터피자 창업주 소환
치즈통행세-보복영업 혐의 조사… ‘갑을 관계’ 집중 수사대상 오를듯


가맹점을 상대로 비싼 값에 치즈를 강매하는 등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MP)그룹 회장(69·출국 금지)이 3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이날 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면서 동생 부부가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정상가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을 받은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를 집중 추궁했다.

정 전 회장은 이 같은 ‘치즈 통행세’에 불만을 품고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보복 영업’을 한 혐의도 있다. 보복 영업 피해를 당한 한 탈퇴 가맹점주는 올 3월 자살했다. 검찰은 이 밖에 정 전 회장을 상대로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낸 광고비를 횡령한 의혹과 가맹점에 본인의 자서전을 대량으로 강매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이날 오전 9시 18분경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정 전 회장은 포토라인에 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들어가서 답변하겠다”며 90도 가까이 고개를 숙인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자살 사건을 내사해오다 지난달 21일 미스터피자 본사 등 3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이틀 연속으로 최병민 MP그룹 대표이사를 소환조사하는 등 MP그룹 임원 및 실무자 조사도 진행해 왔다. 검찰은 정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수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7·사법연수원 23기)이 취임한 이후 특별수사부를 포함한 인지수사 부서의 첫 사건이다. 국내 피자업계 대표 브랜드인 미스터피자가 첫 수사 타깃이 된 것은 검찰이 그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가맹 본사의 ‘갑질’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향후 프랜차이즈 업계뿐 아니라 고용주와 근로자, 대기업과 협력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갑질’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미스터피자#갑질#정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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