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갑시다” 한미 경제협력/CJ그룹]‘비비고 만두’ 미국인 입맛 사로잡아… 작년 점유율 1위-매출 1080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 동부지역에 세번째 생산기지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도 주목
K컬처 페스티벌 열어 한류 전파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의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 델아모 지점 전경. 비비고는 현지에서 건강한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CJ푸드빌 제공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의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 델아모 지점 전경. 비비고는 현지에서 건강한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CJ푸드빌 제공
2010년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비비고 만두’를 내놨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만두는 ‘싸구려 중국 냉음식’ 이미지가 강했다. 주로 중국 업체들이 대형마트에서 냉동만두를 싸게 팔았다.

CJ제일제당의 전략은 만두를 ‘건강한 아시안 푸드’로 인식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돼지고기 대신 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건강한 육류로 여기는 닭고기를 만두소로 택했다. 미국의 인기 아시아 향신료인 실란트로(고수)도 넣었다. 그렇게 해서 내놓은 제품이 ‘치킨 & 실란트로 미니 완탕’. 손쉽게 조리할 수 있으면서도 맛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이미지에 이 제품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6년 뒤인 2016년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 만두로만 매출 1080억 원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11.3%에 이른다. 미국 현지 대형마트 코스트코에서 25년 동안 1등을 놓치지 않던 중국 완차이페리의 ‘링링’ 만두를 이겼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맛으로 승부한 결과였다.

CJ그룹은 한식의 세계화와 한류 문화(K컬처) 확산을 앞세우며 세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면서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가장 심한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도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서 자리매김 중이다. 전략은 비비고 만두의 사례처럼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Localization·글로벌 현지화)’이다. 현지 시장에 맞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비비고 만두’가 미국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최근 3년간 554억 원을 투자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이어 동부 지역에 세 번째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올해 매출 1200억 원, 2020년 매출 28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역시 한식의 우수성을 미국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미국에 진출한 비비고 레스토랑은 세계 각지의 잘 알려지지 않는 고유 음식을 뜻하는 ‘에스닉 푸드(Ethnic food)’의 인기를 타고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취향대로 골라 담아 먹을 수 있는 ‘빌드 유어 오운(Build your own)’ 개념으로 미국인에게 건강한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인식되고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미국에 한국식 베이커리 문화를 알려 왔다. 뚜레쥬르는 2004년 진출 후 초기 직영 형태로 진출한 이후 2009년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뚜레쥬르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주요 지역에서 가맹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CJ그룹은 미국 현지에서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열며 한류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 E&M이 주관하는 KCON은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로 매년 미국 및 아시아, 유럽 등에서 개최하고 있는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이다.

CJ E&M은 케이콘에 2014년부터 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 KOTRA와 함께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도 초청해왔다.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현지 유통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상담 기회를 지원해 실질적인 계약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이달 23, 24일 미국 뉴저지 뉴왁에서 ‘케이콘 2017 뉴욕’이 열렸다. 협찬사 명단이 눈에 띄게 화려해졌다. 도요타, 아마존, AT&T, 스테이트 팜 등 세계적인 기업이 협찬해 온 것. 지난해 케이콘을 찾은 관람객 중 15∼24세 관객이 약 80%를 차지하는 등 미국 젊은 층이 몰리기 때문이었다. CJ는 8월 18∼20일 미국 LA에서도 케이콘을 열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케이콘이 현지 기업의 주요 소비계층인 밀레니얼 세대 팬들이 운집하는 한류의 대표 플랫폼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한류가 미국 사회의 주류문화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cj#cj그룹#비비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