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5000억 일자리기금”… 재계 “허무맹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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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현대차 통상임금 소송중단 대신 노조-기업 2500억씩 갹출하자”
현대차 “실제 가진 돈 한푼도 없이 회사 돈으로 생색만 내겠다는 것”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현대자동차그룹에 5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창출 연대기금을 절반씩 부담해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재계에서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20일 금속노조는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그룹에 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통상임금 소송을 중단하는 대신 회사 측이 노조 청구 금액을 모두 지급하면 그 일부(7%가량)를 떼어내 2500억 원을 기금으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나머지 2500억 원은 회사 측이 보태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매년 성과급 일부를 갹출해 노조에서 100억 원, 그리고 사측에서 100억 원을 내 연 200억 원씩을 추가로 적립하자고 요구했다. 이를 비정규직 전환 문제, 청년 일자리 문제 등에 쓰자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즉각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말하는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임금은 실체가 없는 돈이다. 그 돈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서 노조가 모두 이긴다고 가정할 때만 생길 수 있는 돈의 일부분”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차 노조는 2013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소급해 지급하라는 소를 제기했으나 1심과 항소심에서 연달아 졌다. 기아차 노조는 2011년 소송을 제기했으나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다.

결국 금속노조가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주장한 2500억 원 중 실제 수중에 있는 돈은 한 푼도 없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 측이 소송에서 계속 지자 비정규직을 지원하는 것처럼 포장해 회사에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1인당 평균 4000만 원씩을 받아 이 중 90% 이상을 자신들이 챙기고 나머지 7% 정도만 기금으로 생색을 내겠다는 것인데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 이슈가 급부상하자 금속노조가 여기에 편승해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 받을 수도 없는 돈과 기업의 돈으로 이미지 장사를 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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