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9000억 투자”… 이재현 복귀 한달만에 첫 청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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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해외 투 트랙 전략 밝혀

CJ제일제당이 총 9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지난달 17일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뒤 약 한 달 만의 첫 사업 청사진이다.

CJ제일제당은 12일 식품 및 소재 부문에서 국내 공장 구축과 글로벌 인수합병(M&A)의 ‘투 트랙 투자 전략’을 밝혔다. 충북 진천에 5400억 원을 들여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구현한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는 한편 브라질의 사료 소재 기업인 셀렉타를 3600억 원에 인수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달 이 회장은 4년 만에 사내 행사에 참석해 ‘2030년 월드 베스트 CJ’ 포부를 드러냈다. 당시 이 회장은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2020년까지 총 3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최첨단 국내 최대 가공식품 공장 착공


CJ제일제당은 올해 8월 국내 가공식품 공장 중 최대 규모가 될 충북 진천 공장을 착공해 내년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진천 송두산업단지 내에 약 33만 m²(약 10만 평·축구장 46개 넓이)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최대 12만 t, 생산액은 5000억 원에 이른다. 완공 후 설비 및 기술 투자 등을 포함해 2020년까지 총 5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진천 공장은 설비 및 기술 면에서 식품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식품 제조 공정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지능형 공장’을 지향한다.

공장에는 빅데이터 분석 및 로봇 시스템으로 오류를 잡아내고 현재 상황에서 어떤 공정이 시급한지 스스로 판단해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제품별로 공통되는 핵심 공정은 모듈화해 다양한 제품을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다품종 대량생산시스템도 구축된다. 포장기술과 복합 상품 개발 등 연구개발(R&D) 인프라도 대규모로 마련된다.

신규 공장 면적은 기존 CJ제일제당의 논산·부산·진천·인천 가공식품 공장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가장 큰 논산공장이 12만4000m²(약 3만7500평) 수준으로, 진천 공장은 기존 공장의 2.5∼10배에 이른다. 이번 공장 구축으로 제품 생산 능력이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CJ제일제당은 내다보고 있다. 진천 공장에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가정간편식(HMR) 품목을 주력으로 즉석 밥 ‘햇반’ 제품군, 육가공 및 냉동가공식품 등이 모두 생산될 예정이다.

○ 글로벌 1위 사료 소재 업체 인수


글로벌 M&A 행보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CJ제일제당은 14일 글로벌 1위 식물성 고단백 소재 기업 셀렉타를 3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기업인 셀렉타는 가축 사료의 주 소재인 농축대두단백을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4000억 원을 기록했다. 37개국의 글로벌 영업망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2013년 이후 그룹 최대 규모다. 그간 CJ는 코웨이, 대우로지스틱스, 맥도날드, 동양매직 등에 M&A를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하거나 탈락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식품 사료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들을 인수해 왔지만 최대 300억 원대 규모에 그쳤다.

이번 인수를 통해 CJ제일제당은 기존에 국내외에서 생산하고 있던 발효대두박을 포함해 가축 사료의 대표적인 식물성 소재 2종을 모두 손에 넣게 된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발효 및 효소 기술력을 활용하면 가축 종류별(돼지, 닭, 양식어종 등) 제품 포트폴리오도 넓힐 수 있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식물성 고단백 소재 사료 시장은 1조6000억 원대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7%씩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베트남에 첫 해외 발효대두박 공장을 건설하는 등 사료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020년에는 해당 부문 매출 8000억 원 이상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부회장)는 “이재현 회장의 사업보국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 이번 투자는 식품가공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 기업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cj제일제당#이재현#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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