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아내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신 총괄회장 뒤편)와 함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를 찾았다. 롯데그룹 제공
“꼭대기로 먼저 가봅시다.”
3일 정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임직원들이 ‘123층까지 있다’고 설명하자 이렇게 말했다. 휠체어에 탄 신 총괄회장은 말은 많지 않았지만 내내 흐뭇한 표정이었다고 롯데 임직원들은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를 이날 처음으로 찾았다. 아내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와 일가친척을 대동하고 방문했다. 신 총괄회장은 홍보관에서 118층 전망대 ‘서울 스카이’로 직행한 뒤 유리 바닥과 창문을 통해 지상을 내려다보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그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롯데월드와 매직 아일랜드가 있었다.
신 총괄회장은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와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가 시설을 안내하며 “서울 스카이에는 하루 평균 5000명이 온다”고 하자 “많이 오네”라고 답하며 흐뭇해했다. 관람객들이 신 총괄회장을 알아보고 “회장님”이라고 외치자 웃음 짓는 여유도 보였다.
이어 120층 야외 테라스를 둘러본 뒤 81층 시그니엘 호텔 한식당 ‘비채나’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함께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국 출장 중이라 동행하지 못했다.
롯데물산 박 대표는 “늘 마음 한편에 있던 아쉬움을 오늘에야 풀게 됐다. 이제야 타워 완공을 실감하게 돼 임직원들이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2015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전에만 해도 종종 공사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롯데월드타워는 그룹 내의 많은 반대를 뿌리치고 신 총괄회장이 30년 동안 끈질기게 추진한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측은 지난달 3일 개장 행사에 참석을 희망하는 초청장을 신 총괄회장 측에 보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롯데월드타워 방문에는 시게미쓰 여사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3일 오전까지만 해도 신 총괄회장이 올지 아무도 몰랐다. 여사님만 오실 수도 있다고 들었다가 도착 한 시간 전에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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