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츄리닝·나팔바지의 귀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5일 05시 45분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고 패션이 뜨고 있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오롱FnC ‘슈퍼콤마비’의 ‘2017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에서 모델 강승현이 모던 레트로 스타일을 착장하고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 l 코오롱FnC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고 패션이 뜨고 있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오롱FnC ‘슈퍼콤마비’의 ‘2017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에서 모델 강승현이 모던 레트로 스타일을 착장하고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 l 코오롱FnC
■ 패션, 복고를 입다

원색 트레이닝복에 부츠컷 청바지까지
테니스 웨어 인기도 복고 트렌드 방증

#지난달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오롱FnC ‘슈퍼콤마비’의 ‘2017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현장. 노랑·초록·분홍 등 눈에 확 띄는 원색의 트레이닝복과 빈티지 아이템이 무대 위를 수놓았다. 여기에 큰 모자가 달린 외투, 소매가 발목까지 내려오는 루즈한 티셔츠, 붓으로 갈겨쓴 듯한 레터링을 넣은 가방 등이 시선을 끌었다.

패션업계 아이콘으로 ‘복고’가 뜨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소개한 코오롱FnC ‘슈퍼콤마비’가 대표적으로, ‘서울 키즈’를 테마로 밝고 경쾌하게 꾸몄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서울 키즈의 개성에 1970∼80년대에 대한 동경을 더해 시대를 초월한 모던 레트로 스타일을 완성한 것이 특징. 이보현 슈퍼콤마비 총괄 디렉터(이사)는 “핫한 도시인 서울은 언제나 창조적이며, 빠르게 변화한다. 그 안에 공존하는 다양한 얼굴과 스타일, 감성들을 이번 컬렉션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며 “현재의 모던하고 심플한 세련미와 1970∼80년대 감성이 교묘하게 어우러진 모던 레트로 스타일을 슈퍼콤마비만의 위트 있는 방식으로 풀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복고’ 콘셉트는 청바지 트렌드에서도 읽힌다. 일명 ‘나팔바지’라 불리는 부츠컷과 롤업(밑단을 접은 바지), 찢어진 청바지(데미지 진)가 그것. 이랜드리테일의 자체브랜드(PB) ‘제이빔’과 ‘인디고뱅크’에서 각각 나팔바지와 롤업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에고이스트 역시 복고풍 부츠컷 청바지에 화사한 쉬폰 블라우스를 매치해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시크룩, 봄꽃 패턴이 화사한 미니 쉬폰 원피스룩을 선보였다. 특히 롤러장을 배경으로 한 화보는 영화 ‘써니’를 연상시킨다.

코트화를 비롯한 테니스 웨어의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클래식한 테니스 웨어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디자인에 반영한 코오롱 ‘헤드’ 테니스라인과 테니스에서 영감을 얻은 휠라 ‘코트 디럭스’ 슈즈가 그 예. ‘코트디럭스’ 슈즈의 경우,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5개월 간 약 15만 족 판매고를 기록하며 핫 아이템으로 등극한이래, 단순 슈즈에 머무르지 않고 의류 카테고리로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이렇듯 패션업계에 복고 열풍이 부는 것은 ‘복고 마케팅’과 맥을 함께 한다. 현실의 삶이 고단한 대중들이 위로 받을 안식처를 찾기 위해 기억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고,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침체기에 빠져있는 패션업계와도 관련이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지난 10년 간 지속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1980∼90년대 패션 황금기를 회상하는 이들이 많은데, 복고 트렌드가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며 “천편일률적인 패션이 아니라, 나만의 개성을 중시한 그때의 패션과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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