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한국 기업]4개 회사로 분할… 재도약 기틀 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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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4인 5각’의 끈을 풀고 4개 회사로 분할돼 개별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엔진 사업,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가칭)은 전기전자 사업, 현대건설기계(가칭)는 건설장비 사업, 현대로보틱스(가칭)는 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4개의 회사로 각각 새롭게 태어난다.

3월 30일 구주 거래정지 이후 신주 상장 예정일은 5월 10일이다. 서비스와 그린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12월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로 각각 법인 설립을 마쳤다.

앞서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사업 분할을 통해 현재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수 있어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강화된다”며 사업 분할에 대해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회사 분할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은 순차입금이 4조7000억 원에서 2조1000억 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이 90%대로 낮아지면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다. 현대중공업은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조선 사업과 수익성 및 현금 창출력이 높은 엔진 사업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자구 노력에 힘입어 실적도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김으로써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서도 차별화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4월부터 4개의 독립 법인으로 분할된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중공업(존속법인·조선·해양·엔진), 현대로보틱스(로봇),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4월부터 4개의 독립 법인으로 분할된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중공업(존속법인·조선·해양·엔진), 현대로보틱스(로봇),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중공업 제공
신규 수주 역시 올해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 덴마크 만 디젤&터보,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활발한 제휴 및 협력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2021년까지 현대중공업 20조 원, 현대일렉트릭 5조 원, 현대건설기계 5조 원, 현대로보틱스가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매출의 10%씩을 창출하는 게 목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져 나가고 전기전자와 건설장비를 비롯한 분사 회사들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현대#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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