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주도 첫 인사는 ‘세대교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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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21일부터 계열사 인사


롯데그룹이 50대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젊어진다. 21일부터 발표될 이번 롯데그룹 인사의 키워드는 ‘젊은 피’로 요약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직접 이번 인사를 주도하며 세대교체를 통해 ‘뉴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21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식품 및 화학 계열사,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연다. 각 계열사 인사는 이사회 직후 발표된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롯데 역사상 처음으로 ‘나이’가 키워드로 등장했다. 주력 계열사 대표의 나이가 50대가 된 첫 인사다”라고 전했다. 한국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의 인사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는 게 롯데 안팎의 설명이다. 우선 2011년 그룹 회장에 오른 신 회장이 주도한 첫 인사다.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룹 업무에서 손을 뗀 이후 신 회장이 완전한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나온 첫 인사라는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크게 유통, 화학, 식품, 서비스 등 4개 사업군(BU)으로 나누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 역할이 축소되면서 계열사 간 조정 업무를 사업군별로 시행하도록 한 것이다.

새로 신설된 BU에 연륜 있는 60대 현 계열사 대표들이 이동하면서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유통 BU에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61), 화학 BU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66), 식품 BU에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63), 서비스 BU에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62)가 각각 내정됐다. 이들의 빈자리는 내부 승진을 통해 50대 CEO들이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유통 사업군은 모두 50대 CEO가 이끌게 된다.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강희태 차이나사업부문장(부사장·58)이 내정됐다. 2004년 롯데백화점 여성복 담당 이사로 임원 승진을 한 이래 13년 동안 상품본부장, 중국 사업 담당 등 굵직한 자리를 거쳤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협력사와의 관계도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에는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전무·57)이 이동한다. 롯데홈쇼핑은 현재 프라임 타임 영업 정지와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소송 중인 데다 내년 재승인 심사도 앞두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무의 위기 돌파 능력과 대외 업무 능력 등이 인정받아 홈쇼핑 대표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는 롯데마트의 김종인 대표(54), 급성장 중인 코리아세븐의 정승인 대표(59)는 연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계열사들의 세대교체도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 대표에는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전무·55)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 총괄회장 시절 활발히 활동했던 인사들은 실무에서 벗어나 그룹의 어른으로서 큰 크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진세 대외협력단장(67)은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으로 그룹의 가치 실현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에 빠졌던 롯데월드타워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66)도 가습기 살균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상황이라 일선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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